조웅천 SK 코치 “불펜투수 혹사, 동의할 수 없다”

입력 2014-07-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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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수-박정배-전유수-윤길현(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진해수 50·박정배 43·전유수 42·윤길현 37G
“소화이닝은 적당…현실적으로 총력전 불가피”

진해수 50경기, 박정배 43경기, 전유수 42경기, 윤길현 37경기…. SK가 전반기에 83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불펜투수들의 출장 경기숫자다. 23일 잠실에서 만난 SK 조웅천 투수코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투수들”이라는 비판을 듣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외부의 비판과 현장의 현실은 별개”라고 조 코치는 말했다. 10년 연속 50경기 출장을 포함해 통산 813경기에 등판한 조 코치는 SK를 둘러싼 불펜 혹사논란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현역 시절부터 성실과 인품으로 인정받는 조 코치의 말이기에 방어적 반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조 코치는 “경기수가 아니라 투구이닝을 봐 달라”고 말했다. 실제 진해수는 35이닝, 박정배는 43.1이닝, 전유수는 51.1이닝, 윤길현은 35이닝을 투구했다. 롱맨 보직까지 맡는 전유수를 제외하면 등판경기와 소화이닝이 비슷하다. 아무생각 없이 돌리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SK 불펜진에 보직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리가 4강팀이라면 승리조와 추격조를 나눠서 가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렇게 떨어진 상황에서는 1경기라도 잡을 수 있으면 총력전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만수 감독의 계약 만료시즌이고 부상 투수들이 쏟아져 나오며 과부하가 심화된 것은 불가항력적이다.

조 코치는 상황에 따라 무리한 등판이 없진 않았겠지만 긴 시즌에서는 불가피한 일임을 강조했다. “나도 현역 때 1주일에 5경기 연속으로 던지고, 일요일에 불펜 대기했던 적도 있었다. 야구란 것이 뜻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현실론을 피력했다.

SK에서 2년간 불펜코치를 맡다 올해 첫 메인코치로 올라선 조 코치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참아야 하는 것도 배웠고, 선수 구위뿐 아니라 성격까지 파악해서 기용하는 자리라는 것을 실감했다. 책임을 많이 느끼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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