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LG엔 ‘유령 코치’가 있다

입력 2014-08-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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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전 코치. 스포츠동아DB

■ 비공식 전력분석요원 최정우 전 코치

공식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않은 ‘비밀요원’
LG 경기보며 문제점 등 감독에 직접 전달
양상문감독 내부 전력 파악이 상승세 비결

LG에는 ‘유령’이 있다. 아니 ‘비밀요원’이 있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비공식적인 전력분석요원이 바로 그다. 조용히 상대팀의 작전과 전력을 파악할 것 같지만 이 스태프의 시선은 LG의 치고 던지고 달리는 선수와 코치, 그리고 경기를 지휘하는 감독에게 향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이다. 프로야구 각 팀은 상대팀을 알고 싸우기 위해 현미경처럼 분석한다. 선수 출신 전력분석팀이 직접 경기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전문 통계업체의 데이터도 활용한다. 영상분석도 더해진다. 그러나 스스로를 알기 위한 노력은 많지 않다. 모두가 자신의 팀을 너무나 잘 아는 것 같지만 밖에서는 뻔히 보이는 약점을 자신은 전혀 못 느끼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 그라운드 위 전장이다.

시즌 초 최하위로 추락했던 LG는 양상문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후 재빨리 팀을 정비해 이제 4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최정우 전 코치다. LG의 ‘비밀요원’인 비공식적인 전력분석요원이다.

한국야구위원회에 등록하는 정식 코치는 아니다. 그래서 공식 발표도 없었다. 팀 내에서도 존재를 아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양상문 감독도 일절 이에 대해 공개한 적이 없다. 그러나 역할은 막중하다. 역할과 호칭도 전력분석요원이나 코치보다는 감독 고문, 자문에 더 가깝다. LG가 경기에서 보여준 문제점 혹은 아쉬운 점을 가감 없이 감독에게 직접 전달한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양상문 감독이 현장을 떠난 후 해설을 하면서 정말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 최정우 전 코치의 역할을 듣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팀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정보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MBC 청룡 원년 멤버였던 최 전 코치는 은퇴 후 LG에서 지도자생활을 하는 등 오랜 시간 팀을 안팎에서 지켜봤다. 59세로 53세인 양상문 감독보다 연배가 높아 더 직설적인 분석과 의견 전달이 가능해 보인다.

감독이 직접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팀에 대한 고견을 매번 경청하겠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자존심을 먼저 내세우기 보다는 고칠 점은 빨리 고치고 장점은 살려 팀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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