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쐐기 3점포 ‘맏형이 한턱 쐈다’

입력 2014-10-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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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이현호가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4쿼터 36초를 남기고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벌려 환호하고 있다. 잠심|김종원 기자 wom@donga.com 트위터 @beanjjun

전랜, 끈끈한 팀워크로 삼성 추격 따돌려
정병국 4Q에만 8득점…승리 일등공신
85-79로 삼성 꺾고 3승1패…2위 지켜

남자프로농구 전자랜드는 ‘끈끈한’ 팀 컬러로 무장했다. 이름값 높은 스타플레이어는 단 한명도 없지만, 그 어느 팀도 전자랜드를 호락호락한 상대로 보지 않는다. 선수 개인 능력만 놓고 본다면 여느 하위 팀 전력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팀’이라는 범위로 확대하면 전자랜드는 틀림없는 6강 후보다. 여기에는 프로의식과 정신력을 강조하는 유도훈(47) 감독의 철학이 짙게 배어있다.


● 경기 전 훈련마저 ‘진지하게’

20일 전자랜드와 삼성의 경기가 열린 잠실체육관.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코트 위에는 전자랜드의 주장 리카르도 포웰(31)을 비롯해 차바위(25), 신인 정효근(21) 등 5명의 선수가 슈팅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는 전자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지난시즌 경기를 앞두고 포웰이 홀로 슈팅훈련을 하던 것이 이제는 젊은 선수들이 함께 참여해 기술을 익히는 별도의 훈련시간으로 발전했다. 누군가에게는 휴식을 취하거나 잡담을 나누는 시간이 전자랜드 선수들에게는 이마저도 발전을 위한 시간이다.

유 감독은 “스무 살 넘어서 대학까지 마치고 온 선수들이 프로에서 얼마나 발전하겠느냐는 말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고 운을 떼며 “마이클 조던의 신인시절을 봤는가? 그 때만해도 깡마른 선수였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몸에 근육이 붙으면서 강한 신체가 됐다. 세계최고의 농구선수라는 조던마저도 발전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벤치 멤버여도 내년 같은 날에는 어떤 발전을 이뤄서 반드시 코트에 서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우리 팀 선수들은 노력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프로선수로서의 마인드를 강조했다.


● 강인한 의지로 이룬 삼성전 승리

20일 삼성과의 경기는 전자랜드 선수들의 의지로 이뤄낸 승리였다. 경기 내내 앞서던 전자랜드는 4쿼터 키스 클랜턴(21점)을 앞세운 삼성의 추격에 동점을 허용하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특유의 끈끈함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루즈볼을 잡기 위해 모든 선수가 몸을 날렸다. 공격에서는 4쿼터에만 8점을 몰아넣은 정병국(17점)의 활약에 최고참 이현호(13점)가 경기 종료 36.6초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터뜨리면서 맏형 노릇을 해냈다. 전자랜드는 85-79로 승리를 거두고 3승 1패를 기록하면서 2위 자리를 지켰다.

유 감독은 “우리는 초반 성적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 1라운드 6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 팬들도 경기장에 오셔서 우리 선수들에게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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