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비는 내리나

입력 2014-10-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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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우리 편이어야 될 텐데…” NC 김경문 감독(왼쪽)과 LG 양상문 감독이 20일 준PO 2차전이 열릴 예정이던 마산구장에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자 그라운드에 나와 팔을 뻗어 기상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마산구장에는 오후 6시부터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해 경기 예정시간인 오후 6시 30분 더 강해졌다. 결국 15분을 더 기다린 끝에 경기가 취소됐다. 마산|임민환 기자 minani84@donga.com 트위터 @minani84

■ NC vs LG 준PO 2차전 우천 순연…김경문 감독 “LG 상승세 꺾일 것” 양상문 감독 “우린 쉬어서 좋다”

NC, 1차전 패배 한숨 돌리는 기회로
김경문 “선수들 심적으로 편해질 것”

4위 싸움 펼친 LG, 체력적 부담 해소
양상문 “베테랑 많아 쉬는 것도 좋다”

누구를 위한 비일까.

20일 열릴 예정이던 ‘2014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이 비로 인해 순연됐다. 1차전 승리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었던 LG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비였지만 선수들은 “상관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설욕을 준비했던 NC도 “경기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지만 “상대의 좋은 흐름을 끊는 비이길 바란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NC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1차전을 패했기 때문에 편하게 임한다고 해도 2차전이 부담됐을 것이다. 비로 인해 경기가 뒤로 밀리면서 심적으로 편해졌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시즌 중 우리 팀도 좋은 무드로 가다가 비로 인해 경기가 순연되면서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있었다”며 “어떻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하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1차전을 좋은 분위기로 승리했기 때문에 경기를 했으면 좋았겠지만 취소됐다고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는 “선수들이 정규시즌 마지막에 4강 결정을 위해 긴장상태로 경기를 치르느라 심리적으로 피곤했을 것이다. 우리 팀에는 베테랑 선수도 많기 때문에 하루 이틀 정도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체력적으로도 충전의 기회를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마산구장 1루 덕아웃 바로 옆 경기운영위원실은 매우 분주했다. 심판들과 유남호 경기운영위원, 한국야구위원회(KBO) 직원들이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동원해 기상정보를 확인하고 레이더 영상도 확인했다. 오후 6시부터 굵어진 빗방울은 경기 시작 예정시간인 오후 6시 30분부터 더 강해졌다. 결국 15분을 더 기다린 끝에 오후 6시45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우천취소된 경기는 이번이 14번째. 그러나 21일에도 창원 지역에 오후 늦게까지 많은 비가 예보돼 있다. 이틀 연속 준PO 2차전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비는 가을야구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기도 했다. 1984년 롯데와 삼성의 한국시리즈(KS)가 대표적이다. 7차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롯데 에이스 고(故) 최동원이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최종 7차전에 선발등판해 KS 4승을 올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최동원은 1·3·5차전 완투를 한 데다 6차전에도 구원등판해 5이닝을 투구한 터여서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7차전 선발등판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2001년 삼성은 두산과의 KS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비로 2차전이 연기돼 흐름을 뺏기면서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준PO와 PO를 거쳐 KS에 올랐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컸지만 하루 쉬면서 힘을 얻어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취소된 '2014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PO 2차전은 21일 오후 6시 30분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선발투수는 전날 예고된 대로 LG 코리 리오단, NC 찰리 쉬렉이 그대로 나선다. 우천취소로 인해 포스트시즌 일정은 전체적으로 하루씩 뒤로 밀린다. 22일이 이동일이며 23일 잠실에서 3차전을 치른다. 다만 준PO가 4차전 이내에서 끝날 경우 PO는 원래 예정됐던 27일부터 열린다.

마산|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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