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장원준 몸값 88억…다른 구단도 망설인다

입력 2014-11-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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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88억원을 거절하고 나온 FA 시장으로 나온 장원준. 그러나 원소속구단의 제시액이 공개되면서 그를 영입하려는 팀의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장원준 영입구단 바로 안나타나는 이유는

롯데 “나루세 3년간 총액 6억엔이 비교모델”
88억원보다 적게 발표하면 시장서 납득 안돼
민감한 시점…탐내는 구단들도 서로 눈치보기
옵션 없이 보장금액 키운 절충안 가능성 높아

일본프로야구 관계자는 최근 “한국프로야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프리에이전트(FA) ‘미친 몸값’을 두고 하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FA 투수 장원준(29)에 관해 “일본도 그렇게는 못 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원준은 롯데가 제시한 4년 총액 88억원을 거절했다. 88억을 거부한 장원준의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두고, 야구계조차 “확실히 믿는 데가 있어서 저러는 것”, “상황을 오판한 것”이라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 나루세 넘는 대우도 거절한 장원준

롯데 이윤원 단장은 우선협상 결렬 직후인 26일 “88억원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밝히겠다. 지바롯데의 좌완선발 나루세 요시히사(29)가 비교모델이었다. 나루세는 FA를 통해 야쿠르트로 이적하며 3년 총액 6억 엔에 합의했다. 그 기준에 맞춰 장원준의 가치를 4년 80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롯데는 여기에 옵션 8억원을 더 얹었다. 엔화 가치가 100엔 당 935원 수준까지 떨어진 현실에 비춰볼 때, 장원준이 받은 조건은 나루세보다 훨씬 더 월등했다. 그럼에도 장원준이 협상을 깼으니 롯데는 차라리 의연하다. ‘팬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할 바는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단장은 27일 FA 시장 철수 의사를 나타내며 몸값 거품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 “시장에 나와 있는 선수들은 비용대비 효용성이 크지 않다”고 대답했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장원준의 이탈을 메우기 위해 “용병 좌완선발을 뽑겠다”고 말했다.

● 장원준 잡으려는 팀도 난감해졌다

FA 우선협상이 종료된 다음날 0시1분 바로 타 구단이 원 소속팀에서 풀린 선수를 낚아채가는 장면이 2014년 11월27일에는 없었다. 탬퍼링(사전접촉) 금지 조항을 깬 구단들이 멈칫하게 만들 만큼 롯데의 제시액 발표 파장은 컸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장원준을 데려갈 구단은 정말 고민될 것이다. 일단 88억원보다 적게 발표한다면 누가 납득을 하겠는가? 그렇다고 90억 이상으로 발표하면 SK 최정(4년 86억)을 넘는 역대 최고액 선수가 되는데 영입할 팀이나 장원준이나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관계자는 옵션을 없애고, 보장금액을 키우되 총액은 최정보다 적게 하는 절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가 발표한 88억 중 8억원이 옵션이었다. 가령 계약을 보장액 81억∼85억원으로 발표하면 FA 최고액도 피해가고, 옵션이 없으니 롯데보다 조건이 나쁘지 않다는 ‘비상구’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롯데가 제시액을 발표한 직후여서 워낙 민감한 시점이라 장원준을 탐내는 팀은 일단 시장 온도가 약간 냉각되기를 기다려 계약서를 내밀 가능성이 높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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