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돌아본 우즈벡 평가전

입력 2015-03-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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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FIFA랭킹 72위)과 평가전를 가졌다. 1-1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서로 격려하고 있다. 대전|김종원기자 won@donga.com

실험적인 측면이 강했던 선발 라인업 구성…기성용 교체 투입
김보경, 이재성 제외한 공격 2선은 아쉬워…유럽파의 피로누적

한국축구가 2015년 첫 국내 A매치를 아쉽게 마쳤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15분 구자철(마인츠)의 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전반 31분 동점골을 내줬다.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은 성과로 평가받는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화끈한 승리도 없었고, 내용도 다소 아쉬웠다. 우즈벡전을 3가지 포인트로 되돌아봤다.


● 실험

킥오프를 앞두고 발표된 대표팀 선발 라인업은 익숙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많은 얼굴들이 바뀌어 눈길을 끌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벤치에서 시작했다. 이와 함께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리며 2선 공격수로 각광 받은 김보경(위건)은 예의 측면도, 중앙도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국영(카타르SC)과 짝을 이뤘다. 기존 4-2-3-1 포메이션은 유지했지만 다소 낯선 배치였다. 일단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악착같이 뛰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몇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 김보경과 달리 대부분 태극전사들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볼을 점유했을 때 효율적이면서도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던 슈틸리케 감독의 바람이 이뤄질 수 없었다. 오히려 우즈벡의 과감하고도 빠른 속공이 인상적이었다.

중원에서의 실험도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갑작스런 변수 탓이었다. 전반 32분 공중 볼 경합 도중 머리를 다친 최전방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이 빠지고, 기성용이 투입되면서 틀이 갖춰졌다. 기성용-한국영이 포백 수비라인의 전방에 포진해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 전방

전방은 이정협이 교체아웃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변화가 이뤄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3월 A매치 시리즈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공격수(FW) 부문에 이정협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 2명만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선발로 나선 이정협과 달리 지동원은 끝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물론 예고된 일이었다. 발목 염좌로 회복이 먼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과 개인 미팅을 했고, 우즈벡전은 벤치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뉴질랜드전을 목표로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활용 가능한 뚜렷한 옵션이 없는 상황에 한국 벤치는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을 최전방으로 끌어올려 윙 포워드 콤비 손흥민(레버쿠젠)-이재성(전북)의 지원을 받도록 했다. 수비에 무게가 실린 3선에서 공격 2선으로 전진한 김보경과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남태희(레퀴야) 등이 중앙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런데 원 톱도, 제로(0) 톱도 아닌 모호한 움직임이 계속됐다. 2선에서 나름 위협적이던 구자철은 최전선에서 100%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정협→정동호(울산)→손흥민 등 연이어 부상자가 나타나 준비한 플레이를 모두 펼쳐내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


● 신진

뉴 페이스들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하루였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최강 전북에서 당당히 주전으로 활약 중인 이재성은 특유의 자신감으로 동료들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A매치 데뷔전에서 아주 인상적인 움직임을 과시했다. 안정된 볼 터치를 통한 주변과의 연계플레이 및 배후 침투 등 대부분 만족스러운 몸놀림이었다.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많은 활동량으로 좋은 플레이를 했다. (골) 결정을 짓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도 좋았다”고 갈채를 보냈다.

그에 반해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정동호는 아쉬웠다. 왼 측면을 책임지는 소속 팀과 달리 본래 위치를 되찾았지만 만족스러운 시간은 아니었다. 후방에서 잦은 실수로 뒷공간을 허용했고, 경기 도중 다리를 다쳐 예상보다 빨리 벤치가 교체카드를 꺼내야 했다. 우즈벡의 반격에 휘말려 측면에서의 공격가담 빈도도 적었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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