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대 여배우 기근? 공승연에게서 찾은 희망

입력 2015-06-30 0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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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바쁘고 싶어요. 숙소에 못 들어갈 정도로 바쁘고 싶어요. 매일 스케줄이 꽉꽉 차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예전에는 오디션 볼 때 이외에는 차가 맨날 사무실에 서 있었어요. 차가 항상 놀고 있었죠(웃음). 모든 신인들의 염원이 ‘바쁘다’ 아닐까요.”

배우 공승연이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건넨 말이다. 수줍어하면서도 신인다운 패기와 당찬 각오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공승연은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문)’와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출연하며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는 소위 ‘반짝’ 스타가 아니다.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무려 7년 이상이 소요됐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청소년 베스트로 선발돼 처음에는 걸그룹을 준비하던 팀에 있었죠. 당시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도 ‘나중에 꼭 연기를 같이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tvN ‘아이러브이태리’로 연기를 시작했죠. 그 작품을 계기로 오로지 연기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공승연은 인기리에 막을 내린 ‘풍문’에서 서누리 역을 맡았다. 서누리는 상류사회에 대한 갈망을 지닌 인물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심했다. 공승연은 극 초반 아나운서 준비생으로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생 연기도 해냈다.

“실제 아나운서 학원에 다녔어요. ‘서누리’라는 이름으로 등록하고 수업도 들었죠. 또 샌드위치 가게 알바생 장면을 찍는데 제가 봐도 어설펐어요. 감독님이 ‘너는 매일 이 샌드위치를 만드는 캐릭터인데 능숙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해서 바로 샌드위치 가게에서 만드는 걸 배웠어요. 그러한 경험들이 제가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 완성된 서누리는 결국 돈 대신 사랑을 택하며 남자친구 윤제훈(김권) 곁에 선다. 서누리 캐릭터는 그와 얼마나 닮았을까.

“서누리 캐릭터를 보면서 항상 너무 답답하다고 느꼈어요. 반면에 현수 캐릭터는 좀 달랐어요. 일명 ‘사이다녀’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톡 쏘고 시원한 캐릭터죠. ‘풍문’에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현수 역할을 했을 것 같아요. 실제 성격요? 누리와 현수를 반반 섞은 성격이랄까요.(웃음)”

그가 ‘풍문’에서 연기자로서의 면모를 발휘했다면, ‘우결’에서는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배우의 영역이 아닌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점이 그에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예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어요. 캐스팅이 됐을 때도 ‘왜 나를?’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인지도가 없으니까 편하게 하자는 마음이 앞섰어요. 첫 촬영 때도 연기보다는 그냥 제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종현) 오빠랑 놀러간다는 느낌이라 촬영한다는 생각이 잘 안 들더라고요. 다들 너무 잘 챙겨주셔서 마음 편하게 촬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활동 영역이 점차 넓어지면서 대중의 관심도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 과거에 비해 훨씬 늘어난 댓글들을 보며 그는 미소를 짓기도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없던 댓글이 많이 달려서 깜짝 놀랐어요. 악플도 많고 댓글도 엄청 많더라고요. 예전에는 댓글이 워낙 없어서 아빠가 ‘파이팅’이라고 남기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물론 악플도 전부 관심이라 생각해서 지금은 매우 좋아요. 오히려 악플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마음도 들고 많이 배우게 됐어요.”

자신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학습하고 다듬질 중인 그에게 동생 정연은 큰 힘과 위로가 된다. Mnet ‘식스틴’에 출연 중인 정연이 공승연의 친동생으로 밝혀지면서 큰 화제가 됐다.

“정말 신기했어요. 사실 동생과 함께 TV에 나오는 걸 오랫동안 꿈꿔왔거든요. 아직 시작 단계지만 부모님께 꼭 효도하자고 약속도 했죠. 동생이 나오는 ‘식스틴’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동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도 과거에 연습생 때 겪었던 마음이라 더 애틋한 맘이 들어요.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어요.”


‘풍문’을 마친 공승연은 오는 10월 방송될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 캐스팅됐다. 데뷔 첫 사극에 출연하는 그는 훗날 원경왕후인 민다경 역을 맡았다. 극중 유아인에게 사랑받지 못 하는 여인을 연기할 예정이다.

“요즘에 사극 ‘뿌리 깊은 나무’를 열심히 챙겨보고 있어요. 틈틈이 사극연기를 준비하고 있어요. 사극이 처음인데다가 이렇게 크고 막중한 역할을 맡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연기가 뛰어나신 선배님들이 많이 출연하시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이제는 정말 ‘풍문’의 누리를 놓아줘야 할 때가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영원히 간직해야죠.”

그는 영화, 연극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기 욕심을 내비치면서도 초심을 강조했다. 영화 ‘노트북’의 레이첼 맥아담스 같은 배우를 꿈꾸는 그의 미래는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최근 이사를 하다가 회사 이사님이 내주신 숙제를 발견했어요. 제가 들어갈 만한 자리를 다 찾아보라 하셔서 드라마를 모니터하면서 시장조사를 했었죠. A4용지에 빼곡하게 적힌 걸 보니 그때 정말 절실했던 것 같아요. 그러한 초심을 잃고 싶지 않아요. 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만의 향기를 낼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켜봐주실 거죠?”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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