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다저스 새 감독…특유의 친화력 통했다

입력 2015-11-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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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구단면접서 막판 뒤집기 성공

유력했던 캐플러 제치고 다저스감독
친정팀·유색인종 선호 배경도 한 몫

LA 다저스의 새로운 선장이 결정됐다.

MLB닷컴, ESPN, LA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23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마이애미 말린스로 떠난 돈 매팅리 전 감독을 대신할 신임 사령탑으로 데이브 로버츠(43) 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벤치코치를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구단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과 파한 자이디 단장의 지지를 받은 게이브 캐플러(40) 다저스 마이너리그 팜 디렉터가 가장 유력한 사령탑 후보였지만, 막판에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까지 2년간 샌디에이고 벤치코치를 지내는 동안 선수단과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로버츠 신임 감독은 다저스 구단과의 면접에서도 이 부분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메이저리그 감독의 꿈을 이루게 됐다.


● 왜 로버츠인가?

우선 다저스와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로버츠와 캐플러 모두 LA에서 대학까지 다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로버츠는 UCLA, 캐플러는 UC플러튼 출신이다. 그러나 프로선수가 된 이후 캐플러는 다저스와 아무런 연관이 없었던 반면 로버츠는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기 전인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년 반 동안 다저스의 중견수로 활약했다. 일본 오키나와 태생인 로버츠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에서 태어났다. 다저스는 사상 최초의 유색인종인 재키 로빈슨이 뛰었던 구단으로, 늘 인종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구해왔기 때문에 유태인 혈통의 백인 캐플러보다는 로버츠의 배경이 오히려 더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 로버츠의 스타일은?


현역 시절 로버츠는 수비폭이 넓은 외야수였다. 178cm로 비교적 단신이었던 그는 1999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데뷔해 200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8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23홈런, 213타점, 437득점, 243도루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테이블세터였다.

매팅리 전 감독이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슈퍼스타 출신인 것과는 달리 로버츠는 199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8라운드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지명됐을 정도로 크게 주목 받지 못하던 선수였다.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머무른 뒤 1999년에야 빅리그로 승격돼 백업선수로 전전하다 다저스로 이적한 2002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4년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지만 주로 대주자로 뛴 그는 파드리스를 거쳐 자이언츠에서 은퇴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개 팀들 가운데 3개 팀에서 활약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2015시즌 다저스는 187개의 홈런을 때려 내셔널리그 1위이자 전체 5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팀 득점(667)은 전체 19위에 불과했다. 이는 특별한 작전이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단적인 예로 다저스가 성공시킨 도루는 고작 52개에 불과했다. 매팅리 전 감독과 달리 로버츠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의 스타일처럼 기동력을 최대한 살리며 팀플레이를 앞세우는 야구를 추구할 전망이다.

무어보다 로버츠 신임 감독이 해결해야 할 최고의 과제는 선수단의 화합이다. 고액 연봉자가 넘쳐 나는 다저스의 팀 케미스트리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최근 화두로 떠오른 야시엘 푸이그의 처리방안에 큰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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