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넥센, 밴헤켄도 치유할까?

입력 2016-07-2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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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앤디 벤헤켄.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을 보면 케미스트리가 팀의 주요한 전력임을 실감할 수 있다. 결코 통계로 잡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무형적으로 팀을 떠받치는 것이 바로 조직의 문화다.

넥센은 전통적으로 이 지점에 심혈을 많이 기울여왔다. 넥센이 유난히 트레이드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낸 것은 우연, 행운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넥센에 와서 선수의 기량이 급속도로 발전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선수들의 마인드가 이 팀에 온 뒤 소위 ‘야구할 재미’를 발현한 쪽으로 변모한 영향도 크다. ‘힐링캠프’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잠재력 갖춘 선수들이 믿어주는 분위기 속에서 다른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야구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그러다 성과가 나오면 자신감이 배가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박병호(미네소타)를 비롯해 서건창, 김민성, 윤석민 등이 넥센에 와서 야구인생의 꽃을 만개하고 있다.

이제 넥센의 ‘힐링캠프’는 그 범위를 외국인선수까지 넓힐 듯하다. 넥센의 에이스였다가 일본프로야구 세이부로 떠났던 좌완투수 앤디 밴헤켄(37)을 재영입하기로 22일 결정한 것이다. 넥센은 ‘연봉과 계약금 없이 옵션 10만 달러’에 밴헤켄을 데려왔다. 밴헤켄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시즌 연속 이 팀에서 뛰며 모두 10승 이상을 해냈다. 특히 2014시즌은 20승을 거뒀다.

계속 에이스 역할을 맡을 줄 알았던 밴헤켄은 2016시즌을 앞두고 돌연 세이부 이적을 선언했고, 넥센도 동의를 해줬다. 그러나 막상 일본에 간 뒤 밴헤켄의 성적은 10경기 등판에서 1승도 얻지 못했다. 4패 방어율 6.31의 성적만 남기고 쓸쓸히 퇴출됐다. 밴헤켄이 세이부에서 던지지 못하게 되자 넥센은 과감하게 움직였다. 올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였던 라이언 피어밴드를 전격 웨이버 공시하고, 밴헤켄을 선택한 것이다.

밴헤켄의 구위가 전성기 때의 그것이 아니라는 우려도 있지만 넥센은 육체적, 정신적 힐링을 다시 한번 시도할 것이다. 밴헤켄이 에이스 모드로 돌아오면 넥센의 가을야구는 돌풍 이상의 위력을 갖출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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