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마운드 위기 타개하는 베테랑들의 ‘경험’

입력 2016-07-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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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기주-최영필-김광수(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베테랑의 힘은 위기 때 더욱 빛난다. 세월의 흐름 앞에서도 ‘경험’이라는 무형의 자산은 이들의 가치를 높인다. 위기에 빠진 KIA 마운드에서 다시 한 번 베테랑들의 관록이 빛나고 있다.

KIA는 강력한 1~3선발을 갖고 있음에도 4·5선발의 부재로 고전중이다. 후반기 마운드 재편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양현종~헥터 노에시~지크 스프루일은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는 선발진이지만, 다른 투수들이 이들을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4선발로 자리를 잡나 싶었던 홍건희가 갑작스런 가슴 근육통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5선발 기회를 받은 임기준은 여전히 기복이 심하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윤석민은 불펜 복귀 가능성이 높아졌다.

악재 속에서 흔들린 선발진을 받쳐준 건 베테랑 불펜진이다. 4·5선발이 나선 경기에서 이틀 연속 마운드의 중심을 잡았다. 28일 광주 kt전에선 선발 홍건희가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통증을 호소해 갑작스레 강판됐다. KIA 코칭스태프는 한기주를 긴급호출했다.

한기주는 시즌 초 임시선발까지 맡는 등 마운드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팔꿈치, 손가락, 어깨 등 4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던, 마운드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인간승리’인 투수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기에 한기주가 선택됐고, 3이닝 1실점하며 구원승을 올렸다. 올시즌 21경기(5경기 선발)서 4승3패 1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29일에도 선발 임기준이 1.1이닝 2실점하고 강판되며 조기에 불펜이 가동됐다. 2번째 투수 박준표마저 0.2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KIA의 이번 선택은 최고령 투수 최영필, 그는 3이닝 1실점하며 승리의 징검다리를 놨다. 그 사이 팀 타선도 승기를 잡았고, 구원승으로 3승째(2패 2세이브 3홀드)를 거뒀다. 27일 광주 kt전(1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틀만의 승리다.

최영필에 이어 6·7회는 김광수가 책임졌다. 김광수의 경우,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상태였기에 더욱 반가운 호투였다. 2이닝 무실점하며 9홀드째(4패 7세이브)를 거뒀다.

한기주에 이어 최영필과 김광수, 모두 흔들린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위기 때 호투로 팀의 4연승을 이끌었다.

KIA는 29일 경기에서 빗줄기 속에 14-8로 SK를 꺾었다. 공동 5위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시 도약이다. 4위 SK와도 1.5경기차. 2011년 이후 5년만의 가을야구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베테랑 투수들이 시즌 끝까지 KIA 마운드를 지켜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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