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진 코치가 본 ‘스위치히터 후배’ 국해성

입력 2016-08-2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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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국해성. 스포츠동아DB

타석 오른쪽과 왼쪽, 모두에서 타격이 가능한 스위치히터는 남들보다 짐이 2배다. 배터박스 양쪽에 들어서는 만큼 우귀 헬멧과 좌귀 헬멧 하나씩을 챙겨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좌우에 따른 배트도 무게와 스타일이 각각 달라 여러 개를 준비해야 한다.

두산 장원진(47) 타격코치는 현역시절 이 같은 과정을 겪으며 스위치히터로서 이름을 날렸다. 1990년대 중반부터 박종호 LG 수비코치와 함께 한국프로야구의 스위치히터를 대표했던 장 코치는 이제 지도자의 입장에서 후배들을 길러내고 있다. 그중 눈길을 끄는 이는 단연 국해성(27·사진)이다.

국해성은 현재 1군 무대를 누비는 유일한 스위치히터다. 우투양타 외야수인 그는 시즌 중반까지 부침을 겪다 후반기 들어 7번타자를 꿰차고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장 코치의 시선은 남다르다. 타석에서 본인과 같은 길을 걷고 있기 때문.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장점도 많다는 게 장 코치의 설명이다.

우선 장 코치는 국해성이 오랫동안 양타를 갈고 닦은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자신은 프로에 와서 스위치히터로 전향한 반면, 국해성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양쪽 타석을 모두 썼기 때문에 더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오른손과 왼손 구분 없이 힘 있는 스윙이 가능하다 점도 높이 평가했다. 물론 채워나가야 할 부분도 많다. 약점으로 꼽히는 정확성을 앞으로 끌어올려야 1군에서 오래 버틸 수 있다고 장 코치는 조언했다.

20년 후배를 향한 충고는 계속됐다. 장 코치는 “스위치히터는 연습량이 결국 중요하다. 남들은 한 타석에서 연습할 때, 우리는 양쪽에서 연습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체로 나가서도 어느 유형의 투수를 만날지 모르니 상대방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한다”고 덧붙였다.

장 코치가 말한 대로 스위치히터는 상대방이 오른손투수이든 왼손투수이든 교체 없이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 장 코치도 이를 스위치히터만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결국 타자 본인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다면 팀에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장 코치가 현재 시점에서 매긴 국해성의 점수는 몇 점이나 될까. 이 같은 질문에 장 코치는 망설임 없이 ‘9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내렸다. 7번타순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국해성이 7번에서 상하위 타선을 부드럽게 연결해주고 있다는 점에 후한 평가가 따랐다.

앞으로 국해성의 성장 가능성을 묻자 장 코치는 딱 한 마디로 이를 대신했다.

“저는 서른 넘어서 빛을 봤는데, 해성이는 아직 스물일곱입니다. 저보다 훨씬 잘할 겁니다.”

광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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