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차승원 “예능은 ‘양날의 검’…결과에 휘둘리지 않을 것”

입력 2016-09-21 0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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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차승원이라는 엔터테이너에게 있어 tvN 예능 ‘삼시세끼’는 신의 한 수였다. 이 프로그램은 차승원에 대한 대중의 시각을 완전히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삼시세끼’ 이전에 차승원은 모델 출신 배우답게 훤칠한 바디와 선 굵은 외모, 짙은 콧수염과 중저음 보이스로 중무장한 ‘남자’였다. 눈빛에서도 카리스마가 흐르던 그는 중후하고 다크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배우였다. ‘이장과 군수’ ‘신라의 달밤’ 등의 영화와 드라마 ‘최고의 사랑’ 등 유쾌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작품 밖 차승원은 여전히 특유의 카리스마를 잃지 않았다.

남성미 넘치던 그가 한순간 ‘삼시세끼’를 통해 ‘차줌마’가 됐다. 차승원이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친근한 모습은 대중에게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는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배우 유해진과 마치 우리네 엄마와 아빠 같은 관계를 그리면서 훈훈한 재미를 안겼다. 시청자들은 그간 본 적 없던 ‘인간 차승원’의 매력에 매료됐다. 이제는 포털 사이트에 차승원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 절반 이상이 ‘삼시세끼’에서 차승우너이 선보인 요리 레시피들로 채워질 정도다. 여기서 ‘삼시세끼’ 속 ‘차줌마’가 차승원의 이미지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 차승원에게 ‘차줌마’는 대중의 호감도를 더욱 높이는 약으로 작용했다. 그렇다면 배우 차승원에는 어떨까. 하나의 캐릭터 혹은 이미지에 갇히는 것만큼 배우에게 위험한 일은 없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같은 우려에 차승원은 “배우에게 예능은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한 날로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 이전에도 그렇게 생각했듯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일이든 시청률이나 관객 수 등 결과에 따라 보는 게 달라지는 것 같다. 나는 그런 것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 아직은 괜찮지만 예능이든 연기는 하고 싶지 않으면 과감하게 그만둘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밖에서 ‘이 쪽’을 보면서 조금 쉬고 싶은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차승원은 휴식을 가지려는 이유에 대해 “사람은 생기가 있어야 에너지를 뿜는데 힘이 없으면 무책임하거나 불성실하게 보인다”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항상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에너지가 빠지면 약간 풀어질 때도 있다. 나는 그렇게 불성실하게 보이고 싶지 않다. 이를 미연에 다 접어두고 일상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는 일보다 일상을 더 잘 보내고 싶은 마음”이라는 차승원.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선보이고 휴식기에 접어든 그의 복귀는 언제쯤일까. 영화가 될지 드라마가 될지 혹은 다시 ‘삼시세끼’가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대중은 그의 선택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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