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까지 차출’ 두산, WBC 후유증 없을까

입력 2017-01-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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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건우. 스포츠동아DB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3월에 열린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대표선수들은 예년보다 실전에 임하는 몸을 한달쯤 빨리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운동선수들에게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루틴’을 깨는 행위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 덕분에 WBC 기간이 길어졌다. 그리고 그해 KBO리그에서는 ‘WBC 후유증’이라는 말이 돌았다. 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상당수가 시즌 초반 동반 침체에 돌입한 탓이었다. 결국 잘하는 선수들은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법이긴 하다. 꼭 WBC 참가가 초반 슬럼프에 영향을 줬는지도 단정할 순 없다. 그러나 이런 일시적 현상이 생긴 것 역시 사실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두산의 2017시즌은 WBC가 변수가 될 듯하다. 대표팀은 20일 2017 WBC대표팀의 엔트리를 교체했다. 최종엔트리 28인 중 추신수(텍사스)를 제외하고 두산 박건우를 대체선수로 선택한 것이다. 추신수는 결국 소속팀 텍사스의 강력한 반대의사를 넘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박건우의 가세로 대표팀에는 두산 선수만 현재 7명에 달한다. 선발 장원준, 불펜의 이현승을 비롯해 포수 양의지, 내야수 김재호 허경민, 외야수 민병헌, 박건우가 그 면면이다. KBO리그 10개 팀 중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숫자다.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당시에도 두산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지금의 박건우를 제외한 6명에, 오재원과 김현수(볼티모어)가 있었다.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은 남모를 고민이 없지 않을 것이다.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파행 운영을 각오해야 된다. 김 감독은 “이렇게 없이 해보는 경험도 필요하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그러나 대표팀 코칭스태프 못지않은 희생을 두산이 감내하는 것 역시 현실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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