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kt 시범경기 무패행진이 불만인 까닭은?

입력 2017-03-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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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치-정대현-피어밴드-주권(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kt wiz

“이기니까 좋기는 하지만…”

kt가 시범경기에서 승승장구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주 개막된 시범경기 6경기에서 1무 포함 5연승 무패가도를 달렸다. 단독 1위다. 5연승은 정규시즌을 포함해 구단 역사상 최다연승(2015년 6월7일 사직 롯데전~12일 수원 넥세전) 타이 기록이다.

그러나 kt 김진욱 감독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모양이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에서는 때론 박살나는 게임도 있어야한다. 그래야 나타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데”라며 웃었다.

겸손의 의미로 볼 수 있지만, 마냥 ‘행복한 비명’만은 아니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정해진 투구수 내에서 긴 이닝을 소화해버린다. 그렇다고 투구수도 다 채우지 않았는데 뺄 수도 없고…. 뒤에 나가는 투수들도 다 잘 던진다. 못 던지는 투수도 있어야 교체를 하고 많은 투수들을 테스트해보는데 그럴 수가 없다”며 투수들의 연이은 호투에 따른 고충(?)을 설명했다.

실제로 kt는 시범경기 팀방어율 2.50으로 NC와 함께 공동 1위다. 선발투수만 봐도 14일 돈 로치 5이닝 1실점(삼성전)~15일 정대현 5이닝 1실점(삼성전)~16일 라이언 피어밴드 4이닝 1실점(KIA전)~17일 주권 5이닝 1실점(KIA전)~18일 고영표 5이닝 무실점(한화전)~19일 로치 6이닝 1실점(한화전) 등 나가는 투수마다 모두 호투했다.

김 감독은 “우리 투수코치들이 머리가 아플 것이다. 불펜투수들 등판 스케줄을 잡기가 힘들다”면서 “시범경기에서 던질 기회가 부족한 투수는 2군 연습경기에 내보내도록 하겠다”고 대안을 찾았다.

야수 역시 마찬가지다. 김 감독은 “얼마 전에는 상대팀이 친 타구가 좌중간으로 날아가 속으로 정말 ‘빠져라, 빠져라’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우리가 연습했던 중계플레이를 보고 싶었는데 그걸 잡아내버리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덕아웃을 지나가던 김용국 수비코치는 “시범경기는 원래 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이다”면서 “잘하면 이러다 정작 시즌 때는 못할까봐 걱정이고, 못 하면 이러다 시즌 때도 못할까봐 걱정이다”고 말해 좌중의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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