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이스’ 이하나 “배우로서 이렇게 흥분된 건 처음”

입력 2017-03-21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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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은 드라마·영화 아닌 앨범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배우 이하나.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인터뷰] ‘보이스’ 이하나 “배우로서 이렇게 흥분된 건 처음”

이하나는 생각이 많은 배우다. 말 한마디에도 공들인다.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선뜻 말하지 않는다. ‘음~’ 소리와 함께 고민하는 흔적을 주위에 전파하는 오묘한 매력을 지닌다. 그리고 이런 고민의 흔적은 지난 12일 종영된 OCN 오리지널 드라마 ‘보이스’(극본 마진원, 연출 김홍선)에 대한 애정으로 나타난다.

그도 그럴 것이 ‘보이스’는 이하나의 첫 장르물. 2006년 SBS 드라마 ‘연애시대’로 데뷔한 이하나는 이 작품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한다. 줄곧 로맨스물에 출연했던 이하나에게 다른 매력이 있음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 된다.

“정말 고민이 많았던 작품이에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그때 작가님과의 통화는 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어요. 정말 뜨겁게 통화하고 한참을 울었던 것 같아요. 이름과 달리 여자분이신데,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매력적인 분이세요. 의지가 많이 되는 분이세요. 작가님 덕분에 ‘강권주’라는 인물이 탄생한 것 같아요. 그리고 어쩌면 작가님이 ‘강권주’가 아닌가 싶어요.”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 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수사물이다. 기존 OCN 드라마와 달리 여성이 사건 해결사로 나서는 첫 작품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여주인공 강권주가 있다. 흔히 장르물 속 여주인공은 민폐라는 공식(?)을 깨고 사건의 해결사로 빛나고 있다.

“많은 분이 장르물 속 여성 캐릭터에 대한 반감이 많으세요. ‘민폐 캐릭터’라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출연한 영화 ‘특종’에서의 ‘수진’이도 그런 캐릭터였어요. 그렇다고 불필요한 인물은 아니에요. 뭐랄까, 극 중 빛과 소금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극적 장치로써 이만한 캐릭터가 없죠. 오히려 고마운 존재 같아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가 ‘민폐’가 되고 싶지 않음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웃음)”

‘보이스’부터 전작의 캐릭터까지 이하나에게는 소중한 추억이자 기억이다. 특히 ‘보이스’ 스태프들은 그가 배우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세상에 이런 스태프들을 또 만날까 싶어요. 정말 최고였어요. 세트 촬영 반, 현장 촬영 반을 진행하는데, 그 추운 겨울에 단 한 번도 차가운 바닥에 앉아 본 적이 없어요. 그만큼 절 챙겨주세요. ‘아 이 맛으로 배우 하는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을 정도예요. 다음에 또 만나고 싶은 제작진을 꼽으라면 단연 ‘보이스’입니다.”


제작진과의 재회를 기약한 이하나다. 그렇다면 시즌2에 대한 생각은 없을까. 이하나는 “내가 제작자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시즌2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제작만 한다면 당연히 출연하고 싶다. 지금의 멤버들도 함께했으면 좋겠다. ‘어벤져스’가 아닌가. 꼭 시즌2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즌2에서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도 좋지만, 그들을 구하는 112신고센터 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뤘으면 한다. 작품을 위해 112신고센터에서 교육을 받았을 때, 얼마나 고된 일인지 알겠더라. 그리고 소방대원의 애잔한 삶을 재조명했으면 한다. 박봉에 생명을 내놓고 희생, 봉사하는 분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올바른 시선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강권주처럼 차분해진 이하나다. ‘보이스’를 통해 성격은 물론 연기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전보다 많이 차분해진 것 같아요. 평소 조증에 가까운데, 요즘은 (강)권주처럼 차분함이 갑자기 튀어나와요. 그리고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생각보다 배우들과 다른 작품에서 만날 확률이 높더라고요. 다음에는 ‘연기가 늘었다’는 칭찬을 받고 싶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이렇게 흥분되는 처음이에요.”

그러면서 대중에게는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부족함을 알지만, 그것을 채우고 ‘이하나가 어떻게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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