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우찬, ‘이닝이터’로서 진가 드러냈다

입력 2017-04-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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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우찬. 스포츠동아DB

LG 차우찬이 이닝이터로서 진가를 드러냈다. 그는 28일 수원 kt전에 선발등판해 8이닝 5안타(1홈런) 2볼넷 6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8이닝을 소화하며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이닝(종전 7이닝)을 경신했고, 115개의 공을 던지며 최다투구수(종전 105개)도 기록했다.

LG 송구홍 단장이 차우찬을 영입하면서 주목한 부분도 바로 이런 점이었다.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많은 공을 던지고 많은 이닝을 소화할 줄 아는 투수라면 분명히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차우찬은 지난 시즌 24경기에 등판해 평균 6.1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투구수가 111.7개로 10개 구단 투수들 중 1위였다. 전반기에는 가래톳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음에도 세운 기록이어서 눈길을 끈다. 송 단장은 “차우찬의 성적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다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며 “많은 공을 던지고도 건강할 수 있는 비결과 성실하게 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차우찬은 구단의 믿음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적 후 첫 등판이었던 3일 잠실 삼성전부터 6.1이닝 8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이후 3경기에서는 발바닥 물집으로 인해 실점이 늘어났지만 그럼에도 5이닝을 소화한 16일 잠실 kt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2경기는 7이닝씩을 소화했다.

이날은 다시 kt를 만나 8회까지 마운드 위를 지켰다. 사실 과정이 쉽진 않았다. 4회 옆구리에 타구를 맞았고, 경기 내내 1-1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흔들림이 없었다. 투구수가 늘어났지만 마지막까지 공의 위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덕분에 시즌 3승째를 거뒀고, 3.55였던 방어율을 2.97까지 끌어내렸다.

차우찬은 경기 후 “팀 연승 이어가서 정말 기쁘다. 공이 별로 안 좋았는데 (유)강남이가 변화구 위주로 리드를 잘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공을 돌리고는 “오늘 아버지 생신인데 좋은 선물 드린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닝과 투구수에 대해서는 “7회 끝나고 감독님과 코치님이 8회도 가능하냐고 물어보셔서 당연히 괜찮다고 말씀드렸다”며 “솔직히 투구수는 그리 많다고 생각 안했다”고 차우찬다운 소감을 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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