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황치열 “경연프로 전문 가수? 이제야 첫발 떼네요”

입력 2017-06-15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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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황치열 “경연프로 전문 가수? 이제야 첫발 떼네요”

가수 황치열의 대표 곡을 묻는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KBS2 ‘불후의 명곡’에서 불렀던 김정호의 ‘하얀나비’? 아니면 중국 ‘나는 가수다’에서 그에게 1위를 안겨준 빅뱅의 ‘뱅뱅뱅’?

황치열은 데뷔 10년 만에 발표한 첫 미니앨범 ‘Be ordinary(비 오디너리)’에 대해 “꽃길이든 똥길이든 상관없다. 황치열 1권이 드디어 시작돼 기쁘다”며 그 누구의 노래도 아닌 황치열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뒀다.

“황치열이라는 가수가 음반으로 내딛는 첫 걸음이에요. 저한테는 굉장히 감사하고 부모님께는 효도하는 앨범이죠. 팬들에겐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던 추억의 첫 페이지고요. 시작할 수 있어서 감개무량합니다. 그럼에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차트 100위 안에 노래가 들어가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플레이리스트에 넣어주시면 더 좋겠고요.”

그는 지난해 김수현, 이민호, 지창욱, 박해진과 함께 면세점 팬미팅에 참석하면서 앨범을 내야겠다고 다짐했다. 황치열의 말을 빌리자면 그래도 가수인데 경연곡만 부르려하니 민망했다.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노래 말고 이제는 내 노래를 부르고 싶어졌어요. 앨범 작업을 바로 진행했죠. 이제는 여러 장르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원래는 지난 겨울 컴백이 목표였는데 신중하게 곡을 선정하다보니 이제 들려드리게 됐어요. 책임감이 커지더라고요. 옛날에는 제 노래를 10명이 들었으면 지금은 더 많은 분들이 들으실 거 아니에요.”


책임감이 담긴 ‘비 오디너리’는 황치열만의 색깔을 보여줄 시발점이기도 하다. 그는 “경연 가수 황치열이 아닌 가수 황치열을 이야기했다”며 “10년 전에는 프로듀서들이 정해준 색깔로 음악을 했다. 아직 제 색깔이 무언지는 모르고, 대중들이 만들어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 시작이니까 다른 느낌으로 들려드리고 싶었고 경연식의 보컬 색깔을 최대한 배제했다”고 신보를 소개했다.

더불어 긴 무명시절이 없었다면, 황치열은 이 같은 감사함과 책임감을 느낄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그는 26세에 처음 OST를 불렀고 정확히 3년 뒤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 음악과 멀어지기 싫어 보컬 트레이닝을 하면서 생활고를 이겨갔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자는 기동력”이라며 스쿠터를 타고 다녔고, 올 10월 말이 돼서야 옥탑방 계약 기간이 만기된다. 아무리 중국에서 손꼽히는 한류 가수라해도 스타의식보다는 일상성, 책임감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구미 공장에서 일을 했을 때 그 주변에 술집이 많았어요. 예전에는 술을 많이 마셨죠. 그런데 서울에 와서부터는 다 끊었어요. 술을 많이 마시면 그 다음 날이 통째로 날아가잖아요. 스스로에게 약속했었죠. 술 끊고 잠 끊자. 자기 관리를 꾸준히 잘 해온 거 같아요. 또 원래 저는 록 페스티벌이나 클럽처럼 사람들이 많은 장소를 안 좋아하거든요. 잔잔한 감성을 좋아하고 그런 무게감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너의 목소리가 보여’ ‘불후의 명곡’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기 이전에는 집안에선 걱정거리일 뿐이었다. 고향인 구미에 가면 황치열의 부모님은 “자식 농사 버렸다”고 말할 정도.

“제가 36세인데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승진하고 결혼할 나이더라고요. 아버지도 친구 분들 자식들이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결혼식 가서 낸 축의금만 얼마인줄 아니~’라면서 걱정을 하셨죠. 음악을 한다고는 하는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잖아요. 너무 눈치가 보였죠. 그런데 지금은 제 이름 앞에 수식어가 붙어요.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 황치열이’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웃음)”


이제는 자랑스러운 아들, 자랑스러운 형, 오빠가 됐고 황치열의 목표도 달라졌다. 무명 시절엔 노래만 하게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었지만, 지금의 황치열은 무대 구성부터 음악적 방향 등 보다 폭넓게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려 한다.

“무명시절 때는 제가 가수가 되면 예쁜 옷 입고 무대 서야지 정도가 목표였어요. 지금은 콘서트를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장치를 쓸까, 편곡된 노래들은 어떻게 배치해야할까 등을 고려하죠. 6월 24~25일에 첫 단독 콘서트 ‘욜로콘’을 진행해요. 한 번밖에 없는 인생, 저에게 두 시간만 투자해주세요. (웃음) 정말 슬픈 발라드부터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를 준비했거든요. 앨범을 내자마자 바로 콘서트를 하게 돼 저한테는 겹경사입니다. 가수하길 정말 잘한 거 같아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HOW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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