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지원 “연애 간절하지 않아…대리만족한 걸까요?”

입력 2017-07-29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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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김지원 “연애 간절하지 않아…대리만족한 걸까요?”

시트콤, 뮤직드라마,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등. 배우 김지원 스스로 “장르로 따지면 거의 다 출연해봤다”고 말할 정도로 김지원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이 같은 경력 때문에 1992년생 올해 26세, 만 24세인 김지원의 나이가 놀랍다. ‘아직’ 스물여섯 살밖에 안 된 여배우로 느낄 만큼 김지원의 필모그래피는 탄탄하다. 하지만 김지원은 “벌써 26살 인 거죠!”라고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다.

“어리다면 어린 나이인데 작품을 하다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가거든요. ‘태양의 후예’ 찍을 때가 스물네 살이었는데.. ‘쌈, 마이웨이’ 끝나고 나니 스물여섯이래요.”

나이 이야기는 김지원의 연예계 시작을 함께 한 음료수 오란씨까지 소환했다. 그는 “팬사인회를 하면 팬분들이 오란씨를 선물해주신다. 내 졸업 사진을 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오란씨를 보는 순간 과거에 제가 췄던 춤과 모든 것이 스윽 스쳐지나가요. 기억해주셔서 감사하긴 한데 뭔가... 졸업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웃음) 주변에서 말씀해주셔서 알았는데 언제부턴가 ‘오란씨걸 김지원’ 대신 그냥 ‘김지원’으로 불리더라고요. 어떤 것이든 저를 기억해주시는 게 감사한 일이지만 수식어가 없어지고 바뀌는 걸 보면서 또 다른 저의 모습을 알아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져요.”

김지원은 소중한 작품들 중 SBS 드라마 ‘상속자들’을 터닝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상속자들’ 전에는 마냥 학생 같고 어려 보였다. ‘상속자들’부턴 스스로도, 시청자들도 나의 다른 모습을 봐줬다. 유라헬은 학생답지 않은 학생이었고 냉철한 캐릭터는 유라헬이 처음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KBS2 ‘태양의 후예’ 윤명주에 이어 최근 종영된 KBS2 '쌈, 마이웨이’ 최애라를 통해서도 변신을 행했다. 드라마 흥행에 따라 윤명주 캐릭터가 곧 김지원과 동일시 됐지만 그는 최애라를 만나 인생 캐릭터 경신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늘 새로운 작품을 하면 부담감이 들어요. 아무래도 이전에 보여드렸던 모습을 많이 기억해주시니까요. ‘쌈, 마이웨이’를 할 때도 혹여나 전작 이미지와 겹칠까봐 걱정을 했죠. 그러면서도 어떻게 봐주실까 기대도 돼요. ‘태양의 후예’를 그림자라 표현하고 싶진 않아요. 정말 감사한 작품이고 어떤 모습으로라도 저를 기억해주는 건 감사한 일이고요. ‘쌈, 마이웨이’에선 또 다른 모습이 있네~ 라고만 생각해주셨다면 저는 좋습니다.”


맡은 역할에 영향을 받는 김지원은 최애라 덕분에 요즘 밝아졌다.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지만 자주 더 많이 웃게 됐다. 최애라만의 사이다, 걸크러시 매력에 끌려 작품을 선택한 그는 최애라를 통해 평소 부리지 않는 애교까지 섭렵했다.

“실제로는 애교가 없어요. 최애라가 하는 애교는 대본에 워낙 외계어처럼 잘 표현돼 있었죠. 실오실오~! 이렇게요. (웃음) 최대한 잘 살릴 수 있는 방법만 고민했던 거 같아요. 많이 민망했었는데 현장에서 워낙 잘 웃어주시고 귀엽게 봐 주셔서 자신 있게 애교를 부렸죠.”

더불어 김지원과 ‘쌈, 마이웨이’ 최애라는 또래다. 김지원으로선 배우 인생 처음으로 비슷한 나이대 캐릭터를 연기했다. ‘쌈, 마이웨이’에서 보여줬던 현실 연애 연기 역시 그에겐 낯선 분야였다.

“‘쌈, 마이웨이’에서 이번에 제대로 ‘멜로란 이런 것’을 배웠죠. 그런 장면을 많이 연기해보지 않아 긴장했었는데 멜로 불도저 박서준 덕분에 큰 관심을 받았어요. 정말 멜로 불도저시죠. 제 친구들이 저한테 ‘박서준 씨 너무 멋있어’라고 문자를 보내요. 그럼 저도 ‘응 멋있어’라고 답장해줘요. (웃음) 고동만(박서준 분)과는 남사친 여사친 관계가 아니었던거죠. 진짜 친구사이는 최애라와 김주만(안재홍)이고요. 다만 저희 드라마가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는 고동만과 최애라 둘 만 모르고 시청자들은 둘이 좋아하는 걸 알고 있다는 거죠. 알콩달콩, 티격태격했던 관계가 재미있었어요.”


'태양이 후예‘에서 만나 실제로 결혼을 약속한 송혜교, 송중기 커플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고, 이와 관련해 김지원의 연애담도 궁금해졌다. 그는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라며 여운을 남기면서도 일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송혜교, 송중기 선배님들 소식도 기사를 보고 알았거든요. 너무 예쁜 커플이죠. 드라마 촬영 할 때는 아예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제가 막내여서 긴장도 많이 했고요. 결혼 기사를 보자마자 ‘헉!’ ‘어머!’ ‘그랬던거구나’라는 반응이었어요. (웃음) 저는 연애 경험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일을 하다 보니 타이밍도 없어요. 아직까진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도 잘 안 드는 거 같고요. 이미 드라마 캐릭터를 통해 대리만족 하고 있어서일까요? 드라마에 출연 하면서 연인으로 발전한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절대 안돼!’라면서 배제하진 않아요.”

현실 연애마저 잊게 한 최애라를 떠나보낸 김지원은 영화 ‘조선명탐정3’를 통해 또 변신할 예정이다.

“첫 사극에 영화고 액션신도 있을 거 같아요. 준비를 정말 열심히 할 겁니다.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죠. 기대해주세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킹콩by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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