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최적화’ 크리스티나, 제2의 알레나 될까

입력 2017-12-16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흥국생명 크리스티나. 사진제공|KOVO

흥국생명의 반격은 새 외국인라이트 크리스티나의 합류와 함께 시작됐다. 한때 절망적이었던 흥국생명의 ‘도드람 2017~2018 V리그’에 의욕의 희망이 돋아나고 있다.

돌이켜보면 행운은 불행과 함께 찾아왔다. 외국인선수 심슨이 고관절 부상으로 돌연 쓰러지자 대안을 찾아야 했다. 막막했어도 급전직하의 팀 분위기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대체선수 리스트는 협소했다. 그나마 어지간한 선수는 이미 소속팀을 정해서 뛰고 있었다. 흥국생명 프런트도 헤일리, 이리나 같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를 내심 노심초사했다. 그러나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전혀 뜻밖의 선수를 1순위로 찍었다. 크리스티나였다. 흥국생명 트레이닝 코치와 사무국장 등이 바로 폴란드로 날아갔다.

하늘이 도왔는지, 당시 크리스티나는 폴란드인 남편과 바르샤바에 머물고 있었다. 루마니아 팀과 계약을 했는데 연봉 체불이 발생한 모양이었다. 흥국생명이 손을 내밀자 마다할 리가 없었다. 의욕으로 충만해있었다. 흥국생명을 상징하는 컬러인 핑크색깔 운동화까지 자비로 구입했다.

절차상의 어려움 탓에 이적 문제가 다소 지연되었지만 결과적으로 흥국생명은 연봉 외 추가비용을 최소화하며 크리스티나를 데려올 수 있었다. 크리스티나가 들어온 뒤, 왜 박 감독이 원했는지가 입증됐다. 크리스티나는 전체적 플레이가 투박한 편이지만 뜬공 처리에 강했다. 흥국생명 세터 조송화에게 이재영 외에 확실한 토스 루트가 하나 열린 셈이었다. 센터라인이 약한 편인 흥국생명에게 크리스티나처럼 ‘우직한’ 스파이커는 최적화된 선수라 할만하다. 2016~2017시즌 인삼공사 알레나에 이어 제2의 대체선수 성공스토리를 쓸만한 잠재력이다.

실제 흥국생명은 인삼공사,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연승을 거뒀다. 승점 13(4승9패)이다. 그 전까지 연패탈출에 급급했다면 이젠 치고 올라갈 동력이 생겼다. 인천 홈경기가 많이 남아있는 일정도 유리하다. 17일 만나는 1위 도로공사전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흥국생명의 기세가 걸려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