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덩크슛 부추기니 앨리웁 쾅…역시 주성이 형”

입력 2018-01-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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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오른쪽 2번째)은 14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을 보면서 마냥 즐겁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가운데)과 더 이상 축제에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즐기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짠했다. 스포츠동아DB

■ 양동근이 올스타전서 마음 짠했던 이유

‘참사 멤버’ 오명부터 인천AG 金 영광까지
10년간 대표팀서 최고·최악의 순간 함께해
김주성도 “동근이가 고생 엄청 했지” 회상


프로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이벤트 경기다.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졌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팬과 선수가 한마음이 되어 마음껏 즐긴 자리였다. 평소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화려하고 재미있는 플레이, KBL이 준비한 이벤트가 어우러지면서 팬들로 하여금 ‘역대급 재미를 선사한 올스타전’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올스타 단골손님 양동근(37·현대모비스)은 팬들을 위한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베테랑다웠다. 하지만 마냥 즐겁지는 않았다. 경기를 뛰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짠했다. 마지막 올스타전을 치르는 김주성(39·DB) 때문이었다.

KBL은 올스타전 1쿼터 작전타임 때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주성을 위해 영상을 틀어주고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장면은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내게 했다.

양동근은 “올스타전이 (김)주성 형과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김주성 형과는 10년간 대표팀에서 최고, 최악의 순간을 함께 했다. 내가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 몇 년간은 암흑기였다. 온갖 참사를 같이 겪었다. 김주성 형, 나, (양)희종, (김)태술과 함께 ‘참사 멤버’라며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금메달이 확정된 뒤 같이 태극기를 맞잡고 한참동안 코트를 돌았던 기억이 난다”며 대표팀 시절을 떠올렸다.

이 얘기를 들은 김주성은 “양동근이 대표팀의 분위기가 한참 안 좋을 때 막내로 들어오는 바람에 고생을 엄청 많이 했다”며 껄껄 웃었다.

김주성은 올스타전에서 3쿼터에 출전해 김태술(34·삼성)의 패스를 받아 멋지게 앨리웁 덩크슛을 꽂아 넣었다. 4쿼터에도 원핸드 덩크슛을 과감하게 성공시켰다. 양동근은 그 때마다 김주성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가장 기뻐했다.

양동근은 “내가 평소 리액션이 없는 편인데 너무 좋아하니까 양희종이 쳐다보더라”면서 웃었다. 이어 그는 “김주성 형이 계속 3점슛만 던지기에 가서 덩크슛도 좀 꽂아 넣으라고 부추겼더니 앨리웁 덩크를 하더라. 멋있게 선수생활을 마무리 하는 것 같아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주성 역시 마음 한 구석이 찡했다. 그는 “(올스타전)작전타임 때 선수들과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울컥했다. 양동근을 비롯해서 후배들과 외국인선수들까지 와서 수고했다며 포옹을 하니까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모두 고맙다”며 후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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