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의 ‘서브 배구’는 성공이었나?

입력 2018-01-20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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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 스포츠동아DB

KB손해보험은 ‘도드람 2017~2018 V리그’ 전반기를 5위로 마감했다. 11번을 이겼고, 13번을 패했다. 승점은 32점으로 3위 한국전력(37점), 4위 대한항공(35점)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봄배구 가능성이 열려있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팀에 배긴 패배의식을 상당부분 털어냈다. 초보감독임에도 팀에 컬러와 근성을 입혔다. KB손해보험 내부에서도 평가가 나쁘지 않다.

권 감독은 소위 ‘남자의 배구’를 지향한다. KB손해보험 배구의 공격성은 특히 서브로 집약된다. 외국인선수 알렉스를 필두로 세터 황택의, 심지어 센터들까지 스파이크서브를 시도한다. 황택의는 V리그 서브 트렌드를 바꾼 선수로 지목된다.

KB손해보험 황택의. 스포츠동아DB


권 감독은 서브 에이스에 인센티브까지 도입했다. 그 영향인지 데이터를 봐도 KB손해보험은 169개의 서브 에이스로 V리그 남자부 7개 팀 중 서브 1위다. 그 결과 KB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등 최상위권 팀을 만나도 딱히 밀리지 않는다.

그런데 놀랍게도 KB손해보험은 우리카드, OK저축은행 등 하위권 팀을 만나서도 압도적이지 못하다. 최하위 OK저축은행의 연패탈출 제물이 KB손해보험이었다.

결국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의적 배구’는 KB손해보험의 불안정성을 상징한다. 간단히 말해 ‘서브가 잘 들어가면 어디도 무섭지 않고, 잘 안 들어가면 자멸하는’ 도깨비팀인 것이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가운데)과 선수들. 스포츠동아DB


KB손해보험은 서브 1위이지만 서브 실수도 1위다. 423개의 서브를 실패했다. 400개 이상의 서브 실수 팀은 KB손해보험과 OK저축은행(414개)뿐이다.

KB손해보험이 ‘5할 승률 박스권’에 갇힌 이유도 결국 서브의 여파다. 서브는 KB손해보험을 바꿨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잘해서 목표에 도달하려면 바꿔야 할 과제들이 남았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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