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공포영화 ‘곤지암’, 출발부터 ‘와글와글’

입력 2018-03-17 09: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곤지암’. 사진제공|쇼박스

봄에 나오는 공포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곳곳에서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공포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해외 판매 기록을 세웠고, 개봉 전 부딪힌 암초가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으로 작용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된다.

28일 개봉하는 ‘곤지암’(감독 정범식·제작 하이미디어코프)은 2012년 미국 CNN이 선정한 ‘세계 7대 소름끼치는 장소’로 꼽힌 경기도 곤지암정신병원이 배경이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일본 군함도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공포심을 주는 지역으로 꼽히면서 유명세를 탔고 이를 직접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공포 성지’로도 통했다. 굳이 직접 확인하려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찍은 다양한 영상은 유튜브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의 배경이 실존한 병원이고, 비록 지금은 폐원했지만 그 건물이 지금도 남아 있는 상태인 탓에 영화가 개봉을 확정한 뒤 여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곤지암이 속한 경기도 광주시와 병원 소유주는 각각 ‘곤지암이란 지역을 공포 체험 장소로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지역주민들의 정신·물리적 피해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 소유주는 제작사에 제목 변경 요구와 더불어 상영금지가처분신청까지 제기한 상태다.

영화 ‘곤지암’의 한 장면.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이런 논란이 일어날수록 오히려 ‘곤지암’에 대한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 효과다. SNS와 온라인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일찍부터 영화를 향한 기대감도 확산된다. 잇단 논란이 ‘온라인 입소문’을 빠르게 퍼뜨린 셈이다.

개봉 일이 다가오면서 제작진는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이나 병원과 분리해 영화를 봐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정범식 감독은 “우리도 시나리오 단계에서 우려했던 부분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곤지암정신병원 이야기가 정말 사실이라면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 이미 뉴스에서 방송이 됐을지 모른다”며 “재미를 찾아내는 영화일 뿐 실제 장소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영화로만 봐 달라는 얘기다.

영화 ‘곤지암’은 1979년 환자 42명의 집단 자살과 병원장의 실종 이후 그에 대한 미스터리가 확산된 곤지암정신병원으로 공포체험을 떠난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섬뜩한 괴담을 직접 확인하려는 이들은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극한의 상황에 맞닥뜨린다.

영화 ‘곤지암’의 한 장면.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기담’부터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까지 공포 장르에 특화한 정범식 감독의 작품이란 사실도 공포영화 마니아들을 자극하는 배경. 감독은 기존 한국 공포영화와 차별화를 위해 위하준, 박지현 등 주연배우에게 개인당 페이스캠, 고프로 등 3대의 카메라를 주고 직접 촬영하게 했다.

개봉 전이지만 완성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와 중남미, 호주까지 47개국에 선판매됐기 때문이다. 이어 19일 개막하는 홍콩 필름마켓을 통해 판매국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