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포지션은 어디? 손흥민 역할이 가져올 나비효과

입력 2018-03-2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축구대표팀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아일랜드 더블린에 입성했다.

19일(이하 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대표팀은 현지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20일부터 담금질에 돌입했다. 유럽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전원 합류했다.

태극전사들은 더블린에 위치한 아일랜드축구협회 내셔널트레이닝센터에서 손발을 맞춘 뒤 22일 벨파스트로 이동, 24일 오후 11시 윈저파크에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을 펼친다. 이어 전세기로 폴란드 호주프로 장소를 옮겨 28일 오전 3시45분 폴란드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북아일랜드와 폴란드는 대표팀이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스웨덴~독일을 겨냥한 스파링 파트너로 우리의 경쟁력을 실험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험대다. 월드컵 직전인 5월 말~6월 초에도 4차례 A매치(비공개 1회 포함)를 치르지만 이는 최종엔트리(23명) 체제로 소화하기 때문에 선수 실험 역시 유럽 원정에서 종료된다.

모든 부분에서 포괄적인 점검이 진행되나 최대 화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을 뽑아내는 등 이번 시즌 각급 무대에서 총 18골을 몰아치며 맹위를 떨치는 손흥민(토트넘)의 활용이다.

축구대표팀 손흥민-김신욱(오른쪽). 스포츠동아DB


그래도 상당히 즐거운 고민거리다. 손흥민은 최전방과 측면 윙 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2선 공격수)로 두루 기용이 가능하다. ‘손흥민 시프트’는 대표팀 입장에서 보면 아주 다양한선택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손흥민의 포지션에 따른 변화도 불가피하다. 신 감독이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꾸준히 고민해온 4-4-2 포메이션의 전방에 손흥민을 배치하면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 전술에 좀더 다양성을 가미하기 위해서는 해리 케인(잉글랜드)과 호흡을 맞추도록 한 토트넘처럼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전북 현대)이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4-4-1-1을 선택해 ‘프리 롤(자유로운 역할)’을 부여하면 황희찬(잘츠부르크)도 훌륭한 짝이 된다.

축구대표팀 손흥민(오른쪽)이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구자철과 하이파이브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측면 날개로서의 역량도 대단하다. 손흥민의 본래 포지션이기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대표팀은 그동안 ‘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보다는 ‘윙어’에 무게를 싣고 손흥민을 활용해왔다. 손흥민 이외에 권창훈(디종)~이재성(전북)~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염기훈(수원 삼성)~이근호(강원FC) 등이 윙 포워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선 공격수로 중원 한복판에서 상대 진영을 전방위적으로 휘젓는 ‘제로(0) 톱’ 또한 아주 좋은 옵션이다. 전방을 책임질 인원을 특정하지 않고도 충분히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신 감독도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적어도 3월 유럽 원정 시리즈는 손흥민의 ‘투 톱’ 가담에 힘이 실리고 있으나 기존 공격수들의 조화 및 팀 전체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가 가능하다. “우선 투 톱으로 구상했는데 윙 포워드로 시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조합이 있다면 측면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포메이션에 얽매이지 않고 경기 도중에도 자유롭게 포지션을 넘나드는 플레이를 생각 한다”는 게 신 감독의 이야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