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5일·416경기 만에…최강희, K리그 최다승 감독으로

입력 2018-04-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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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강원도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 리그 1위 전북현대와 5위강원FC 경기에서 승리하며 K리그 통산 211승으로 감독 최다승을 달성한 전북 최강희 감독이 팬들에게 기뻐하고 있다. 춘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정상까지 걸린 시간만 12년 7개월. 하루하루 따지다보니 꼬박 4595일이 걸렸다. 전북 현대 최강희(59) 감독이 마침내 K리그 역대 사령탑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2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9라운드 강원FC전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통산 211승 고지를 밟았다.

K리그 37년 역사 동안 그 누구도 밟지 못했던 정상이다. 김정남(75) 전 울산 현대 감독(528경기 210승)과 김호(74) 대전 시티즌 대표이사(541경기 207승)보다 12년 빠르게 200승을 달성한 최강희 감독은 이날 대선배들을 뒤로 하고 K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단일구단에서 불과 416경기 만에 이뤄낸 업적이라 더욱 뜻 깊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굴곡도 많았다. 2005년 7월 전북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부터 쓴맛을 봤다. 8월 24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0-2로 졌고, 이후 두 경기에서도 연달아 패했다. 9월 25일 홈 FC서울전 2-1 승리로 K리그 감독으로서 첫 달콤함을 맛봤지만, 데뷔 시즌 성적은 2승3무7패로 저조했다.

그러나 이후 최 감독의 승리는 곧 전북의 역사가 됐다. 승리를 하나씩 쌓을 때마다 전북이 품게 된 트로피 역시 늘어났다.

25일 강원도 춘천송암포스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 리그 1위 전북현대와 5위강원FC 경기에서 전북 아드리아노가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춘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최 감독의 대기록이 달린 강원전에선 제자들이 가장 분주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스승의 역사적인 하루를 멋지게 장식하겠다는 한마음에서였다. 전북은 전반 20분 아드리아노가 티아노의 코너킥을 선제골로 연결했고, 후반 5분 정혁이 추가골을 터뜨려 최 감독의 최다승과 최근 7연승을 화끈하게 자축했다.

경기 직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강희 감독은 “공교롭게도 스승님이신 김정남, 김호 감독님의 기록을 넘어서게 됐다”면서 “선수들이 의식할까봐 (최다승에 대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이미 알았던 모양이다. 역시 열심히 뛰어주었다”고 공을 제자들에게 돌렸다. 이어 “최다승은 분명 영광스러운 기록이지만, 매 경기 힘들게 준비하다보니 의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팬들께서 더 즐거워해주셨다. 행복하다. 하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위 수원 삼성은 3위 경남FC를 홈에서 3-1로 눌렀다. 제주는 포항 원정에서 1-0으로 이겨 단독 4위로 점프했다. 울산과 전남은 인천과 서울을 나란히 2-1로 제쳤고, 상주 상무는 대구FC에 2-1로 역전승했다.

춘천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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