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걱정’하던 삼성 이원석의 발상 전환

입력 2018-05-16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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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원석.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돈값 하려면 멀었죠.”

이원석은 입을 열 때마다 “고민이 많다”고 토로한다. 15일까지 40경기에서 타율 0.305 8홈런 29타점. 다린 러프(9홈런)에 이어 팀 내 홈런 2위를 기록하는 장타력을 뽐내며 클린업 트리오에서 활약하고 있다. 만점 활약을 하고 있음에도 이원석은 최하위에 처진 팀 성적 탓에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2017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으로 삼성과 4년 총액 27억원에 계약했다. 시즌 초반에는 부침을 겪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었다. ‘또 야구장 가야하는구나’는 부담이 나를 짓눌렀다. 뭐라도 보여줘야 했다”고 회상했다.

최종 성적은 본인의 성에 차지 않았다. 이원석은 올 시즌 몇 가지 변화를 결심했다. 예년에도 타석에서 공격성을 띄었던 이원석이지만 올 시즌은 조금 더 빠른 타이밍에 승부를 가져간다. 올해 그는 5구 이후로 볼카운트 싸움을 끌고 가면 타율 0.156으로 부진하다. 그러나 4구 이내에 타격했을 때 타율은 0.420까지 훌쩍 뛴다. 이원석은 “길어도 4구 이내에 끝내고 싶다. 빠른 카운트에 때렸을 때 성적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뜬공도 증가했다. 이원석은 땅볼/뜬공 비율 0.68로 리그 14위에 올라있다. 넓지 않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기 때문에 뜬공의 증가는 장타 상승으로 이어진다. 스스로도 “발사각 얘기가 많은데 그걸 신경 쓰는 건 아니다. 그저 띄우다보니 발사각도 홈런에 적합해진 것 같다”며 “땅볼을 치면 무조건 아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선다”고 밝혔다.

FA 2년차. 100억원을 돌파하는 선수가 즐비한 가운데 이원석의 활약은 ‘가성비 만점’이다. 그러나 “돈값하려면 멀었다”는 이원석이다. 팀 성적 때문이다. 이원석은 “팀이 하위권에 머물면 안 된다. 이제 내 몸값은 내 성적이 아닌 팀 성적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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