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 4홈런’ 한동민, 힐만표 믿음의 야구 산물로

입력 2018-05-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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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SK 한동민이 넥센 선발 로저스를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힐만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 트레이 힐만(55) 감독이 작두 위에 올랐던 것일까. 힐만 감독은 기나긴 슬럼프에 빠진 한동민(29)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고, 그는 데뷔 첫 1경기 4홈런으로 화끈하게 응답했다.


SK는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넥센전에서 13-2 완승으로 지난 15일부터 이어지던 6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발 박종훈은 5이닝 4안타 3삼진 1실점으로 시즌 6승(3패)째를 따냈다.


연패 탈출 선봉장은 한동민이었다. 2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5타수 4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한동민은 1회 무사 1루에서 넥센 선발 에스밀 로저스에게 우월 투런포를 뽑아내며 호쾌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3회에는 로저스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때리며 리드를 4점차까지 벌렸다. 그는 4회 1사 1루에서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숨고르기에 불과했다. 한동민은 7회와 8회 솔로포 하나씩을 추가하며 한 경기 4홈런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 경기 4홈런은 KBO리그 역사상 박경완(2000년·당시 현대), 박병호(2014년·넥센), 최정(2017년·SK), 윌린 로사리오(2017년·한화)에 이어 통산 5번째다.


SK의 6연패 주범은 타선이었다. 연패 기간 10타석 이상 들어선 11명 중 타율 2할을 넘긴 이는 제이미 로맥을 비롯해 세 명뿐이었다. 최정과 김동엽, 이재원은 1할에도 못 미쳤다. 한동민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연패 기간 5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167, 무홈런, 3타점에 그쳤다. 장타는 2루타 한 개가 고작이었다. 4월 중순부터 이어진 슬럼프가 길어지는 모양새였다. 이날 전까지 시즌 타율은 0.218로 2할 고지조차 흔들렸다. 정경배 타격코치는 “아무래도 타율을 너무 의식하는 것 같다”고 부진의 이유를 진단했다.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SK 한동민이 넥센 선발 로저스를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럼에도 힐만 감독의 믿음은 굳건했다. 힐만 감독은 경기 전 “한동민의 최근 타율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감독은 최근의 좋아지는 모습을 봐야 한다”며 “전날(22일) 경기에서 좋은 스윙을 보였다. 병살타 한 개가 있었지만 볼넷 두 개도 골라냈다. 타격감이 살아난다는 증거다”고 밝혔다. 그리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한동민은 4홈런의 괴력을 자랑하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지난해부터 KBO리그에 발을 디딘 힐만 감독은 특유의 ‘믿음의 야구’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연패가 길어져도 신념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SK 타선은 이날 장단 16안타를 합작하며 모처럼 기지개를 켰다. 힐만 감독의 믿음에 선수들이 비로소 응답했다.


인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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