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더 뛴 송광민, 한화 후반기 첫 단추 잘 꿰었다

입력 2018-07-17 2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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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송광민. 스포츠동아DB

걸음이 빠르진 않지만 팀이 꼭 필요한 순간이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뛴다. 한화의 ‘캡틴’ 송광민(35)은 그렇게 팀의 후반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한화는 17일 수원 KT전에서 8-1 승리를 거뒀다. 1-0으로 앞서던 5회 대거 5득점으로 승기를 잡았다.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장한 송광민은 5회 1타점·1득점으로 해결사 노릇을 다했다.


송광민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불 뿜었다. 그는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 상대로 우월 선제 솔로포를 때렸다. 볼카운트 2S로 불리한 상황이었고 피어밴드가 자랑하는 너클볼(98㎞)이 바깥쪽으로 제구 됐지만 이를 놓치지 않았다.


‘빅 이닝’으로 쐐기점을 뽑는 과정에서도 송광민의 역할이 컸다. 한화는 5회 지성준의 솔로포로 2-0 리드를 만들었다. 하주석과 강경학의 안타로 1사 2·3루, 타석에는 송광민이 들어섰다. 송광민은 우전 안타로 2루주자를 불러들였다. 이어진 1사 1·3루, 제러드 호잉의 우중간 2루타 때는 홈까지 파고들었다. KT 우익수 이진영이 큰 실수 없이 공을 잡아 중계 플레이로 연결했지만 송광민의 스타트가 워낙 빨랐던 데다 몸을 사리지 않은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송광민은 이날 전까지 추가 진루 32개로 이용규(55개)에 이어 팀 내 2위에 올라있었다. 추가 진루는 1루 혹은 2루주자로서 후속타의 안타 때 한 베이스 더 간 것을 집계한 수치다. 타자의 타구 특성이 중요하지만, 짧은 안타 때 1루에서 3루까지 가려면 기본적으로 스피드가 빨라야 한다. 송광민은 냉정히 말해 걸음이 빠른 축에 들진 않지만 빠른 타구 판단과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가 만들어낸 결과다. 추가 진루 확률은 50.8%로 리그 전체에서 12위다. 박건우(두산·61.9%), 김하성(넥센·61.8%) 등 발 빠른 선수들이 상위권에 올라있어 송광민의 이름이 더욱 낯설다.


그는 “추가 진루 수치를 찾아보면 내 이름이 높게 나올 것이다. 주자가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는 것만큼 후속 타자에게 편한 상황이 없다. 팀의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뛴다. 후배들도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평소 철학을 이날 KT전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낸 것이다.


한화는 전반기 89경기에서 52승37패, 승률 0.584로 2위에 올랐다. 3위 SK와 2경기, 4위 LG와 4경기 차에 불과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전까지 남은 약 한 달간 여전히 전력질주 해야 한다. 그만큼 후반기 첫 경기가 중요했다. 한화는 송광민의 질주 덕에 전반기 좋았던 흐름을 후반기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캡틴’의 책임감이 만든 결과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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