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형사’ PD “신하균, 조력자&현장 리더…캐스팅 옳았다” [일문일답]

입력 2018-11-19 08: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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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형사’의 연출을 맡은 김대진 PD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의 김대진 PD가 캐스팅 비하인드부터 리메이크 과정, 그리고 연출 포부까지 솔직하고 진정성 있게 답한 1문 1답이 공개되어 관심을 모은다.

2018년 가장 강렬한 화제작이자 기대작으로 방영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나쁜형사’는 연쇄살인마보다 더 독한 형사와 연쇄살인마보다 더 위험한 사이코패스의 아슬아슬한 공조수사를 그린 범죄 드라마로 영국 BBC 최고의 인기 범죄 드라마로 인정받은 ‘루터(Luther)’의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대진 PD는 “원작과 비교하기 보다는 현재의 ‘나쁜형사’ 자체를 봐주셨으면 한다. 뿌리는 ‘루터’에서 시작했지만 우리 스태프와 배우들이 만들고 있는 ‘나쁜형사’는 다르게 가지를 뻗어 시청자들에게는 분명 다른 열매를 선사하게 될 것이다”라고 이유 있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시청 포인트를 전했다.

김대진 PD는 왜 ‘루터’를 리메이크 작품으로 선택했는지 묻는 질문에 “캐릭터와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다. 원작 속 주인공 루터는 단순한 히어로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고민하고 때론 짠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캐릭터다. 앨리스는 사이코패스 여자 주인공인데, 이 두 캐릭터가 만나 교감을 하고 관계를 맺는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웠다”고 밝히며 “리메이크 작품에서는 현지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실정, 정서에 맞게 캐릭터, 이야기, 설정 등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인물들 간에 관계를 촘촘하게 엮기 위해 스토리를 더했다”고 원작과 ‘나쁜형사’의 차이점에 대해 전했다.

여기에 김대진 PD는 “캐릭터간의 서사가 더해지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촘촘해졌지만, 첫 방송은 불가피하게 19금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훨씬 더 강렬해진 드라마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19금 판정을 받게 된 배경에 대해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김대진 PD는 배우들을 향한 전폭적인 신뢰와 애정도 아낌없이 드러냈다. 주인공 우태석 역을 맡은 신하균에 대해 “현장에서 신하균은 감독에겐 훌륭한 조력자이면서도 긴장케 하는 자극제이고, 동료 배우들에겐 함께 가는 리더다. 우태석 역에 신하균을 캐스팅 한 것이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매 순간 실감한다”고 전한 동시에 신인 배우를 주인공으로 파격 캐스팅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밝혀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이하 김대진 PD와의 일문일답


1. '나쁜형사'는 BBC '루터' 리메이크 작이다. 원작은 어떤 매력이 있는 작품인지(많은 미드, 영드 중에 왜 ‘루터’였는지)?

→ 캐릭터와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다. 원작 속 주인공 루터는 단순한 히어로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고민하고 때론 짠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다. 앨리스는 전무후무만 사이코패스 여자 주인공인데, 이 두 캐릭터가 만나 교감을 하고 관계를 맺는 이야기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웠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다른 방송사, 제작사에서도 ‘루터’ 원작 구입에 많은 관심들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2. 원작 '루터'와 '나쁜형사'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 한국 상황과 정서에 맞게 캐릭터, 이야기, 설정 등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인물들 간에 관계를 촘촘하게 엮기 위해 스토리를 더했다.


3. 첫 방송(1-2회)이 19금 등급을 받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 원작이 지닌 정서를 한국적으로 바꾸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나쁜형사’는 캐릭터간의 서사가 추가 되었고, 이로 인해 극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촘촘해진 반면, 불가피하게 19금 판정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훨씬 더 강렬해졌다는 것이다.


4. '나쁜형사'를 연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 ‘사건보다는 인물’ 이라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장르물의 경우 사건에 중심을 두기 마련인데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아무래도 그 사건이 인물과 인물들 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기 위해 드라마를 본다고 생각한다. 분명 미드를 볼 때와는 다른 기준이다. 이 점을 늘 명심하며 작가들과 작업하고 있다.


5. 현장에서 신하균은 어떤 배우인지

→ 그야말로 ‘배우’다. 현장에 흐르는 공기를 함께 호흡하며 대본의 글자를 자기화해 집중력 있는 연기로 표현한다. 감독에겐 훌륭한 조력자이면서도 긴장케 하는 자극제이고 동료 배우들에겐 함께 가는 리더이며 시청자들에겐 믿고 보는 배우다. 우태석 역에 신하균씨를 캐스팅한 것이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매 순간 실감한다.


6. 우태석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신하균 배우에게 특별히 요청한 부분이 있다면?

→ ‘원작은 잊자’였다. 신하균이 표현할 ‘루터’가 궁금하여 캐스팅한 것이니 ‘이드리스 앨바’를 지우고 신하균의 ‘우태석’을 표현해달라고 했다.


7. 은선재 역에 이설을 캐스팅 한 이유

→ ‘허스토리’란 영화 시사회에서 김해숙, 김희애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당차게 인사하는 이설씨의 모습에 강한 에너지를 느꼈다. 역시나 이설씨는 은선재를 지원한 수많은 오디션 지원자들 중에 가장 강렬한 에너지를 뿜었다. 사실 처음부터 ‘이 배우가 은선재를 한다면 어떨까’를 생각했지만 신인이라 모험일 수밖에 없어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이후 여러 배우들을 만나봤지만 결국 시사회 때부터 강렬하게 머리에 남아있던 이설씨를 은선재로 캐스팅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설은 은선재를 할 운명이었나 보다.


8. 은선재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이설 배우에게 특별히 요청한 부분이 있다면?

→ 처음엔 내 머릿속에 생각한 캐릭터를 이설씨에게 입히려고 했다. 하지만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해석이 자유로워지자 오히려 이설씨가 캐릭터를 본인화해 현재 이설 표 은선재가 서서히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9. 장형민 역에 김건우를 캐스팅 한 이유

→ 장형민은 출연하는 분량이 문제가 아니라, 총 32부의 이야기 안에서 존재 자체만으로 긴장과 임팩트는 물론, 신비감까지 줘야 하는 역할인데, 그러자니 베테랑 연기자 거나 신인이어야 했다. 하지만 베테랑 연기자는 믿고 맡길 수는 있겠지만 시청자의 예상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오디션 과정에서 강렬한 느낌을 주고 연기에 대해 좋은 자세를 지닌, 한예종 재학 시절부터 연기로 유명했던 김건우씨를 떠올렸고, 김건우라면 많이 보아오던 사이코패스가 아닌 그만의 독특한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만들어낼 것으로 믿어 캐스팅했다.


10.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 드라마 속에 등장한 연쇄 살인마 캐릭터와 김건우가 연기하는 장형민 캐릭터의 차별화 포인트는?

→ 단순히 사이코패스니까 ‘살인을 즐긴다’는 식의 정형화된 표현을 피하고자 했다. 그간 사이코패스의 캐릭터가 힘을 주고 주인공과 각을 세우는 방향으로 표현되는데, 장형민의 경우 겉으로는 멀쩡한 일반인처럼 보이기 위해 대사부터 힘을 뺐다.

11. '나쁜형사'를 기다리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시청 포인트는?

→ 원작과 비교하기 보다는 현재의 '나쁜형사' 자체를 봐주셨음 한다. 배우들에게도 원작 신경 쓰지 말고 하라고 하고 있다. 아무래도 원작이 머리에 담겨있을수록 상상력이 제한되고 복사를 하게 될 수도 있는 우려 때문이다. 뿌리는 ‘루터’에서 시작했지만 우리 스태프와 배우들이 만들고 있는 '나쁜형사'는 다르게 가지를 뻗어 시청자들에게는 분명 다른 열매를 선사하게 될 것이다.

사진│MBC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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