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프리미엄? 연봉 인상도 부익부빈익빈 되나

입력 2018-12-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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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안치홍-김선빈-롯데 전준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프리에이전트(FA)로 향하는 길목. 연봉 인상의 ‘노잣돈’은 누구에게 향할까.

구단의 ‘집토끼 사수’ 의지는 선수의 FA 권리 행사 1년 전 연봉으로 엿볼 수 있다. KIA 타이거즈는 2016시즌을 앞두고 양현종의 연봉을 3억5000만원(4억원→7억5000만원·인상률 87.5%) 인상했다. ‘양현종을 넘보지 말라’는 엄포였고 실제로 시즌 종료 후 그를 품었다. 김광현 역시 같은 해 6억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인상률 41.7%)의 ‘잭팟’을 누렸다. 김광현의 8억5000만원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비 FA 연봉 최고액’이다.

올 시즌에 앞서도 양의지가 4억8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1억2000만원(인상률 25%) 인상의 기쁨을 누렸다. 2019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이들도 이러한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다. KIA의 키스톤 콤비 안치홍·김선빈은 내년 시즌 종료 후 나란히 FA가 된다. 안치홍은 3억2000만원, 김선빈은 2억8000만원의 연봉을 올해 받았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안치홍은 프리미엄과 무관하게 대폭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 김선빈도 지난해 타격왕의 모습을 잃었지만, 프리미엄을 더한다면 인상 가능성이 높다.

올해 최다안타·득점 타이틀을 얻은 ‘30홈런 외야수’ 전준우 역시 대폭 인상이 유력하다. 전준우의 올해 연봉은 2억7000만원. 롯데는 전준우가 빠진다면 또 다시 외야수 서바이벌 ‘나는 좌익수다’를 피할 수 없다. 전준우는 상징성과 실리 모두 챙길 수 있는 카드다. 올해 대폭 인상으로 내년을 기약할 가능성이 높다. 오지환의 백업 유격수 찾기에 실패한 LG 트윈스 역시 2억9000만원인 그의 연봉을 올려줄 수밖에 없다.

물론 모두가 김광현, 양의지, 양현종이 될 수 없다. ‘부익부빈익빈’의 칼바람은 예비 FA들도 피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연봉협상 자격을 갖춘 예비 FA 22명 중 인상자는 9명에 불과했다. 2명은 동결에 만족했고, 절반에 달하는 11명이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삭감의 아픔을 맛본 이들의 올 겨울은 쌀쌀하다. 박한이, 손주인(이상 삼성 라이온즈)는 권리행사를 포기했고, 김진우(질롱코리아), 이명우(전 롯데 자이언츠)는 방출됐다. 지난해 4억원 삭감의 아픔을 맛본 이용규(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김상수(삼성), 이보근(넥센 히어로즈) 정도가 협상 중이지만 ‘대어’는 아니다.

이탈하더라도 전력 출혈이 심하지 않을 선수에게는 프리미엄을 안기지 않는 분위기가 구단들 사이에 형성된 것이다. 지방 A팀 관계자는 “초대형 FA 계약은 이제 선택받은 소수의 전유물이다. 예비 FA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도 연봉 대폭 인상의 혜택을 누릴 예비 FA는 한 손에 꼽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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