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1박2일’ 존속과 폐지, 깊은 고민”

입력 2019-05-15 15: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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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사장. 사진제공ㅣKBS

양승동 KBS 사장(58)이 자사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이 출연자 정준영의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파문으로 인해 무기한 제작 중단된 사태에 유감을 표했다.

양승동 사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4월9일 취임 이후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의 중요성과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력을 절감했다”며 “올해는 국민을 위로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방점을 찍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날 동석한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1박2일’의 존속과 폐지를 두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데에는 10년 넘게 방송하며 국내와 한류 인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가치를 무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제작을 재개하더라도 기존과 같은 포맷의 내용은 무리가 있다”며 “광고 등 수익성에서 큰 타격을 입은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내부적으로는 ‘1박2일’의 상징성과 수익 창출 등을 고려해 쉽게 폐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 사장은 드라마 제작 방향성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공영방송으로서 공익성은 물론이고 대중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PD 등 인력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여도가 높은 직원을 대상으로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최근 MBC와 SBS의 파격적인 편성 변화를 ‘창조적 파괴’라는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우리 나름의 편성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또 10일 KBS가 생방송으로 진행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에 대해서도 질문이 쏟아졌다. 당시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의 표정이나 태도를 둘러싸고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양 사장은 “국내 언론이 대통령 대담을 80분간 생방송으로 하는 게 처음이어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대담 방식이나 인터뷰 기자 결정이 일주일 전에 이뤄졌다”며 “워낙 긴장된 80분이었기에 개인적으로 기자의 표정 등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덧붙여 “인터뷰 내용이 아닌 기자에 초점이 맞춰진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솔직한 심경을 꺼냈다.

앞서 KBS는 이달 초 강원도 일대 대형 산불 재난보도와 관련해 미흡함도 지적을 받았다. 또 취재 장소를 사실과 다르게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KBS는 최근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TF팀을 구성했다. 양 사장은 “취약점을 보완해 조만간 완성할 것”이라고, 김의철 보도본부장은 “기자 전체가 자신들의 책무를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 관련 재난보도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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