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봉오동 전투’ 유해진 “결과 이끈 과정도 중요, 독립군들 안 잊혀졌으면”

입력 2019-08-17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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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메시지와 재미가 제대로 섞여있을 때 작품에 끌려요.”

‘택시운전사’(2017)에서는 1980년 5월의 광주시민, ‘1987’(2017)에서는 사건의 진상 규명을 돕는 교도관, ‘말모이’(2018)에서는 글을 모르는 까막눈 아빠지만 말모이 작업을 돕는 이 등 그간 대한민국의 민초의 삶을 연기한 배우 유해진이 ‘봉오동 전투’에서 알려지지 않은 독립군으로 스크린을 누비고 있다.

그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의도’가 아닌 ‘끌림’이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 그리고 사람 냄새가 나는 캐릭터 등이 눈에 들어오면 거절을 할 수가 없단다. 너무 좋은 역할이기에 이제는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그 ‘끌림’을 이기진 못한다고. 이번 ‘봉오동 전투’에서 맡은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도 그랬다. 유해진은 “황해철은 금이 간 단단한 돌맹이 같았다”라며 “직설적이며 투박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었다. 이 사람의 인간적인 면 등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명감은 거창한 것 같고 책임감은 있는 것 같아요. 올해가 임시정부 100주년이잖아요. 우리나라가 독립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그걸 전달하고 싶었어요. 하루하루 사는 게 바쁘지만 한 번 되새겨보자는 마음이었죠. 보시는 분들이 ‘와 액션 멋진데?’ 이런 반응보다는 그 메시지가 전달되길 원했어요. 그게 제일 중요했어요.”

‘봉오동 전투’에는 거대한 전투 장면 외에 코믹한 요소도 있다. 남들이 가지지 않은 유해진만 할 수 있는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가 이 극에서도 장기로 발휘된다. 그럼에도 그는 “밸런스를 조절해야 했다. 작품마다 색이 다 다르기 때문에 웃음의 색, 정도도 달리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코믹한 장면은 관객들에게 적당한 ‘쉼표’같은 거예요. 이런 연기는 조우진과 참 잘 맞았어요. 원신연 감독이 ‘조우진의 연기는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게 맞는 말 같아요. 화음을 잘 맞춰줘요. 주변에서 조우진의 성품이나 연기력에 대해 칭찬을 많이 들은지라 예상은 했지만 참 편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조우진 외에도 고마워할 사람은 또 있었다. 바로 정두홍 무술 감독이다. 좀 더 좋은 액션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유해진의 대역을 맡은 사람이 정 감독이었던 것. 그는 “정두홍 감독이 내가 ‘황해철’ 역을 맡는다는 걸 알고 흔쾌히 수락해줬다”라며 “나도 액션 장면을 따로 찍었지만 다칠 위험이 있는 순간은 정두홍 감독이 멋지게 해줬다. 천군만마를 얻은 듯 했다”라고 말했다.

“우리끼리 쾌도난마 장면이라고 부르는데 멋진 장면이었어요. 와이드로 촬영해서 안 끊기고 가는 모습이 참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그런 장면을 연출하는데 있어서 김민수 무술 감독님과 정두홍 무술 감독에게 참 고마워요. 특히 정두홍 감독은 황해철의 성격을 몸짓으로 그대로 표현해줬어요. 투박하고 정교하죠. 물론 저도 열심히 했어요. 뒷짐만 지고 서 있진 않았어요.(웃음)”


액션도 치열하게 했지만 현장은 ‘바람’ 때문에 치열했다고. ‘바람의 섬’ 제주도에서 촬영을 한터라 유해진은 촬영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액션을 하는 영화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무사’였는데 오랜만에 그런 느낌이었다”라며 “그래도 제주도가 너무 아름답지 않나. 고생한 만큼 영상에 예쁘게 담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촬영을 하려면 1시간 정도 산에 올라야했어요. 밥 먹을 때 내려가고 다 먹으면 올라가고 촬영할 때는 또 뛰고. 산에 가는 걸 좋아하니까 그렇게 힘들진 않았어요. 그렇게 걷고 뛰어야 살아있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산 오르고 운동하고, 그게 삶의 낙이에요. 그래서 ‘봉오동 전투’ 촬영도 참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유해진은 “이젠 숫자와 같은 기록으로 남았지만 이 영화로 다시금 우리 역사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임시정부 100주년이고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결과가 있기까지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 속에도 알려지지 않은 독립군들을 알게 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영화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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