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의 기적’ 샌즈와 ‘독립리거’ 프리드릭의 반전이 시사하는 것

입력 2019-08-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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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샌즈(왼쪽)-NC 프리드릭. 스포츠동아DB

KBO리그 10개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들은 시즌 중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세계 각지를 누비며 혹시 모를 외국인선수 교체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다음 시즌에 활약할 선수의 리스트도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팬들의 눈높이가 엄청나게 올라가면서 소위 ‘이름값’ 있는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그런 점에서 키움 히어로즈 제리 샌즈와 NC 다이노스 크리스티안 프리드릭(이상 32)의 순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샌즈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19일까지 타율 0.316, 25홈런, 100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 부문 선두다. 기존 외국인타자 마이클 초이스의 대체선수로 지난해 8월 7일 키움과 계약할 당시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몸값 총액이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에 불과했고, 등록 마감시한(8월 15일)을 불과 1주일 앞두고 계약했을 정도로 ‘급하게 데려왔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 25경기만 뛰고도 타율 0.314, 12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뽐낸 덕분에 재계약에 성공했고 올해는 톱클래스 타자로 올라섰다. 2017~2018시즌 빅리그 출장이 한 경기도 없었지만, 확실한 장점인 파워와 선구안을 눈여겨보고 선택해 성공한 케이스다.

프리드릭은 7월 9일 NC에 합류하기 전까지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빅리그에서 124게임에 등판한 경력이 있지만, 2017시즌부터는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를 전전했다. 부상으로 시즌 중 떠난 에디 버틀러의 공백만 잘 메워주길 바랐고, 몸값 총액도 2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6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타선의 충분한 득점지원(6.17점)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4경기에서 28이닝 2자책점(평균자책점 0.64)의 파죽지세다. 강점으로 손꼽히는 슬라이더와 포심 패스트볼의 투 피치 위주로 던지고 있지만, 체인지업과 커브의 완성도도 끌어올리고 있어 향후 더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스카우트들의 레이더망에 포착한 외국인선수들의 기본 기량은 대동소이하다. 커리어만큼 KBO리그의 스타일에 맞는 외국인선수를 고르는 것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샌즈와 프리드릭의 성공이 가져올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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