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유승준 실드 방송인가? NO이해+분노 자극 ‘한밤’ 인터뷰

입력 2019-09-18 18: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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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실드 방송인가? NO이해+분노 자극 ‘한밤’ 인터뷰

누구를 위한 인터뷰였나. 들을수록 이해할 수 없는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일명 스티브 유)의 인터뷰가 국내 지상파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유승준은 17일 방송된 SBS 연예 정보프로그램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 병역기피 의혹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유승준은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기 앞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나도, 아내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울먹거렸다.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에 대해서는 “너무 기뻤다. 그때 집에 가족과 다 같이 있었는데, 그 소식을 듣게 돼서 막 울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기대했냐는 물음에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입국 가능성이 열린 것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는 솔직히 기대 많이 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달리 대중 반응은 싸늘했다.

유승준은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고, 군대를 간다고 했다가 가지 않은 것에 대한 배신감과 허탈감이 클 것이다. 장담하고 (군대를) 간다고 했다가 마음을 바꾸고, 그 약속 이행을 다 하지 못했으니까 그 부분에 있어 많이 실망하고 허탈해 하고 그랬을 거로 난 생각한다”고 대중이 분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입대 의지를 밝혀놓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경위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유승준은 “난 군대를 가겠다고 내 입으로 솔직히 처음으로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어느날 일 끝나고 귀가하는 길에 엘리베이터 앞에서 아는 기자를 만났다. 기자가 ‘승준아, 이제 너도 나이 찼는데, 군대 가야지’라고 하더라. 그래서 ‘네 그럼 가게 되면 가야죠’라고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했다. 그리고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다음날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고 기사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승준은 여러 방송을 통해 입대 의지를 피력했다. 편법 등을 쓰지 않고 입대하겠다는 식으로 꾸준히 이야기했다. 그런데도 그는 입대하지 않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에 대해 유승준은 “(입대하겠다는 식의 말은) 지금 생각해보면 떠밀렸던 것 같다. 너무 어리고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그런데 기정사실이 돼버린 거다. 그러면서 주위에서는 박수를 치고 ‘좋은, 힘들 결정했다’고 하는데 거기다 대놓고 ‘아뇨 저 좀 생각해보고 다시 결정할게요’라고 말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애초 입대할 마음이 없었나. 유승준은 “당시에는 진짜 가려고 그랬으니까 그런 거다. 그래서 회사와는 갈등이 많았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지금 네가 선택의 여지가 있는데, 왜 굳이 TV에 나가서 그런 말을 하냐’고 했다. 그런데 나는 그때 진짜로 가려고 했다. 그 약속은 진짜다. 그런데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처음부터 뒤에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려고 다 해놓고, ‘내가 군대 갈 겁니다, 갈 겁니다’라고 말 해놓고 미국 가서 시민권을 취득하는 그런 비열한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정말 약속을 지키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또 울먹거렸다.

유승준은 “나도 개인 사정이 있어서 끝내는 그렇게 마음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걸 설명하기 위해 63빌딩에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는데 입국 금지를 당한거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유승준이 하려던 말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밖에 없던 그의 주장이다. 유승준은 “미국 갔을 때 아버지하고 목사님이 날 설득하더라. 목사님 권유가 컸다. ‘미국에 다 가족이 있고 네가 병역 이행을 다 하려는 것을 알겠는데, 그것만이 애국의 길은 아니다’고 하더라. ‘네가 미국에서 살면 이제 전 세계로 연예 활동도 하고 그런 거에도 좀 더 자유롭지 않을까’라고 했다. ‘다시 한 번 그래도 마음을 바꾸는 게 어떠냐’고 날 강하게 설득했다. 그래서 끝내 마음을 바꾼 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와 목사 뒤에 숨을 생각은 없다는 유승준은 “두 분 뒤에 숨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결정은 내가 내렸으니까 그것에 대한 책임은 모두 나한테 있다”고 이야기했다.

과거 인터넷 방송을 통해 공개 사과를 했지만, 방송 말미 욕설이 담겨 ‘거짓 사과’ 논란에 휩싸였던 유승준은 그 일에 대해서도 이날 해명했다. 유승준은 “아직도 내가 욕했다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도 내 후배가 와서 ‘난 형이 진짜 욕한 줄 알았다’고 하더라. 정말 난 욕하지 않았다. 스태프 목소리다. 그것 때문에 내가 한 사과가 다 수포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해병대, 국방부 홍보대사 활동 의혹에 대해서는 “아니다 난 그런 걸 해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귀국 보증인으로 내세운 병무청 직원 2명이 벌금을 내거나 해직됐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논란이 계속되길래 병무청에 요청해 서류를 가져왔다”고 이야기했다. 유승준이 공개한 서류에는 병무청이 발급한 그와 관련된 일부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가 담겨 있다.

그리고 유승준은 ‘F-4 비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유승준은 “영리 활동에 대해 전혀 생각이 없다. 한국에 와서 영리활동을 할 계획도 없다. 한국 땅을 밟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슨 계획이 있겠는가. 그런데도 아직도 내게 ‘그냥 들어오면 되는데 왜 꼭 F-4 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와서 활동하려고 하느냐’고 묻더라. 어떤 비자가 있든 없든 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 관광 비자로도 못 들어간다. 내가 F-4를 고집한 게 아니라 ‘내가 한국 땅을 밟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변호사에 물었더니 그걸 추천해 준거다”고 주장했다.

유승준의 법률대리인 윤종수 변호사는 “소송으로 잘못을 따지기 위해서는 특별법인 재외동포법에 의한 비자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재외동포법에 의한 비자는 F-4 비자가 유일했던 거다”고 설명헀다.

세금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종수 변호사는 “만약에 세금이 무서워서 미국 국적을 포기한다면, 세율이 낮은 조세 피난처로 가지 한국을 오지 않는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입국을 허가해 달라는 이야기다”라고 주장했다.

유승준은 ‘왜 그렇게까지 한국에 오고 싶냐’는 물음에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을 가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러더라. ‘미국 가서 잘 살지 왜 꼭 한국 들어오려고 하느냐’고 한다. 이유가 없다. 한국이 그립다. (한국은) 내 정체성이다. 내 뿌리다. 그 일이 있고 약 20년이 흘러 나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데, 20년 가까이 한국을 갈 수 없다는 게 힘들다. 내 자식에게도 할 말이 없다”고 울먹였다.

만약 파기환송심에서 승소하더라도 입국을 거부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유승준은 “그런 결과가 나오면 법적으로 다시 다투지 않을 거다. 지금 내 생각으로는. 다른 방법을 찾을 생각도 하지 않을 거다. 내가 이번 파기환송 결정이 내렸을 때도 소송을 취하고 싶다고 했다. 파기환송 결정이 났는데도 힘들더라. 내가 또다시 할 수 있을까.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서 입국 거부 결정이 또 나게 되면 다시는 이렇게 못할 것 같다”며 쓸씁한 표정을 지었다.

이를 끝으로 유승준 인터뷰가 마무리됐다. 장장 23분에 걸친 긴 인터뷰였다. 이날 ‘한밤’ 전체 분량(53분 21초) 중 절반을 차지한다. 덕분에 후폭풍도 거세다. 누구를 위한 인터뷰였냐는 지적과 비판이 쏟아진다. ‘한밤’ 제작진은 “유승준을 변호하거나 옹호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대중 분노만 키운 꼴이다.

유승준 역시 뭔가 착각하는 듯하다. 그는 세월이 지나 이제 사람들이 자신을 잘 모른다고 말하지만, 글쎄다. 대한민국에서 ‘유승준’(또는 스티브 유)이라는 이름은 아직 유명하다. 한때 톱스타에서 병역기피 논란으로 대중에 눈 밖에 난 인물로 기록되고 기억된다. 대한민국 병역기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현재 아이돌들에게는 반면교사가 된다. 그런데 이런 유승준을 모른다고 하다니.

또한, 유승준은 ‘이상한 패턴’도 보여준다. 줄곧 SNS 계정을 통해 근황을 전하면서 일련의 논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이나 사과는 하지 않는다. 유승준은 꼭 방송을 통해서만 해명하고 사과한다. 인터넷 방송 때도 그랬고, 이번 ‘한밤’ 인터뷰도 그렇다. 정말 미안한 감정이 있고, 해명할 게 있다면, 그동안 충분히 소명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꼭 방송이라는 장치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번 인터뷰 이후 행동도 마찬가지다. 인터뷰 때문에 파생된 논란에 대해서는 그는 함구한다. 오히려 여전히 미국에서 행복한 일상을 공유한다. 이런 유승준을 바라보는 대중은 분노가 치민다. 그렇기에 유승준 소식은 대중에게 분노와 피로만 더해진다. 대체 이번 ‘한밤’ 인터뷰는 누굴 위한 것일까. ‘유승준 실드’가 아니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드뿐인 방송이었다.

한편 1997년 1집 앨범 ‘웨스트 사이드’로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의 히트곡으로 국내 톱가수 반열에 올랐지만,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어 병역이 면제되면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유승준이 해당한다는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른 조치다.

이후 유승준은 2015년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1, 2심에서 패소한 유승준이 3심에서 승소했다.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 고등법원으로 환송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승준의 파기 환송심 첫 변론기일은 20일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린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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