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광모 체제’ 전면에…AI 등 미래산업 역점

입력 2018-05-2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구 회장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끝까지 도전해 결실을 보는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으로 LG를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1995년 2월22일 그룹 회장 취임식, 2002년 10월 전기차배터리 개발을 위해 만든 시제품 테스트(사진 오른쪽), 2002년 5월 한 행사장에서 직원들과의 대화(사진 가운데), 2016년 LG 테크노 컨퍼런스 행사에 참석(사진 왼쪽)하는 등 구 회장은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쳤다. 사진제공|LG

장자승계…구본준 부회장 분리전망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급변 없을 듯
자동차 전장·IoT·로봇 사업에 집중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향년 73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해 수술을 받은 뒤 투병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병세가 악화됐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LG그룹 측은 “구 회장이 1년간 투병을 하는 가운데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는 평소 뜻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20일 밝혔다.

23년 동안 그룹을 이끌며 LG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 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LG그룹은 4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 할 전망이다.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은 구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사업부장(상무)에게 넘어오게 됐다. LG그룹 지주사인 (주)LG는 이미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6월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 특히 (주)LG는 이 사실을 발표하면서 “후계 구도를 사전에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향후 구 상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영 체계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조원 이상을 투입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는 등 공을 들여온 자동차전장 사업이나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 등 미래 먹을거리 육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금까지 전문 경영인 중심의 책임 경영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광모 상무.


4세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구본준 LG 부회장의 차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서는 계열분리 등을 통한 독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은 그동안 장자 승계 원칙을 지키기 위해 형제와 형제 자손들이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했다. LS그룹과 LIG그룹이 그 사례다. LIG그룹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이 독립해 만들었다. LS그룹은 여섯 형제 중 4남, 5남, 6남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형제가 2003년 계열분리를 통해 탄생했다. 창업 과정부터 함께한 구씨와 허씨의 동업도 계열분리를 통해 2005년 막을 내렸다. 제조업 계열사를 구씨 가문의 LG가, 유통 서비스 부문을 허씨 가문의 GS가 나눠서 분리했다.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이 소유한 LG 지분을 일부 계열사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