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정유진 “송해린 감정기복 걱정…시청자 대리만족 한 듯”

입력 2019-03-20 10: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인터뷰①] 정유진 “송해린 감정기복 걱정…시청자 대리만족 한 듯”

로맨틱 코미디물이 성공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얼마나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고 설렘을 유발하느냐에 달렸다. 그러나 이런 역할이 반드시 주인공 커플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위 ‘서브 커플’들의 안정된 서사가 뒷받침 되어야 작품의 성공을 보장한다.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역시 이런 법칙(?)을 충실히 따른 작품 중 하나다. 주연인 이종석과 이나영의 호흡 외에도 위하준(지서준 역)-정유진(송해린 역)이 차곡차곡 쌓아가는 서사는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처음에는 송해린이라는 캐릭터가 감정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시청자들이 이런 모습에 공감을 해줄까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해린이의 캐릭터를 재밌어 하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죠.”


정유진은 이번 작품에서 도서출판 겨루의 송해린 대리 역을 맡아 극중 이종석을 향한 귀여운 짝사랑을 보여주면서도 일에서만큼은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발휘해 그만의 캐릭터를 완성해 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때려주고 싶은 얄미운 캐릭터가 아닌 러블리함과 걸크러시를 오간 역할이었다.

“전작들에서도 그렇고 늘 일 잘하는 직원 역할을 맡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도 자기 할 일을 하면서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하는 성격으로 나오는데 그런 부분에 많은 분들이 대리 만족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위하준 씨가 연기한 지서준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반전매력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싶고요.”

정유진의 말대로 그는 그동안 독특한 전문직을 가진 여성들을 당차게 연기해 왔다. 얼핏 보면 똑 부러져 보이는 성격 같으면서도 화려해 보이는 외모의 덕일 것이다.

“일할 때 열정적인 건 해린이와 비슷하긴 한데 어떤 면에서는 다른 부분도 많아요. 대략 5~60퍼센트 정도의 싱크로율인 것 같아요. 모델 시절 때 차가워 보인다는 말도 들었지만 사실 늘 외향적이거나 말을 당차게 하는 성격은 아닌 것 같아요.”

스스로 겉모습과는 달리 내향적이라고 말하는 그다. 이런 가운데 정유진은 모델을 거쳐 배우의 길을 걸었고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는 만취 연기까지 보여주며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오이 알러지 신이나 노래를 틀어 놓고 사과하는 장면 등도 나왔지만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그런 걸 해내는 게 배우의 일이니까요. 분명히 예전에는 힘들어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1년 정도 휴식기를 가지면서 저에 대해 많이 생각하면서 변한 것 같아요.”


정유진은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 많은 사람들 중 꽤 모범적인 사례에 속한다. 그 흔한 연기력 논란 없이 무난히 커리어도 쌓았다. 과연 정유진의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어릴 때부터 제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굉장히 높았어요. 잘한 부분이 있으면 스스로 칭찬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죠. 그리고 목표를 정하면 무조건 끝까지 가려고 했는데 거기에서 오는 좌절감도 크게 느꼈죠. 지금은 그래도 많이 내려놓았어요. 저를 많이 괴롭히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사소한 행복을 많이 느끼려고 해요.”

나름 순탄해 보였던 정유진의 커리어에도 이런 치열한 고민들이 존재했다. 그렇게 정유진은 좋은 기운을 가진 좋은 배우가 되어간다.

“여전히 어려운 부분도 있고 모델 일할 때와 다른 면도 있지만 그래도 연기를 사랑하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주변에서 계속 절 응원하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그 분들을 위해 연기를 하려고 해요. 기회를 주시고 불러주신다면 좋은 배우, 정직한 배우가 되어 제 안의 모습들을 잘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FNC 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