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이광수 “’아시아 프린스’ 수식어? 닭살 돋아서 제 입으로 말 못해요”

입력 2019-05-09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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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NEW

“’아시아 프린스’요? 수식어인지 알지만 제 입으로 말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도 닭살이 돋네요~. 물론 팬들이 불러주니까 감사한 별명이긴 하지만 듣는 저로선 부끄럽습니다. (웃음) 아직은 제가 감당하지 못할 수식어인 것 같아요.”

SBS ‘런닝맨’을 통해 ‘기린’, ‘배신자’ 등 확고한 캐릭터를 갖춘 배우 이광수의 또 다른 수식어는 ‘아시아 프린스’다. 그가 이런 별명을 얻은 이유는 중화권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얻은 팬층이 두텁기 때문이다. 해외 팬미팅, 사인회 등에 참석해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그이지만 스스로를 ‘왕자’라고 인정하기에는 부끄러움이 남아있는 듯 했다.

그럼에도 이광수가 출연하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가 27일 베트남에서 시사회에 열게 된 것이 그의 인기 덕분이 아니겠냐고 묻자 “그냥 제 생각이니까. 조~금 그런 면이 있지 않을까?”라고 내심 자신의 인기를 인정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그는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그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라 기대가 더 크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촬영이 마칠 때까지 행복했고 배운 점도 많았다”라며 “관객들에게 영화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홍보 하고 결과가 나쁘지 않으면 좋겠지만 이 영화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로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비상한 두뇌를 가졌지만 동생 ‘동구’ 없이는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세하와 뛰어난 수영실력을 갖췄지만 형 세하 없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동생 동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십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에서 출발해 극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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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서 동구 역을 맡은 이광수는 실존 인물이 있는 것 자체에 부담이 됐지만 따라 하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만들라는 육상효 감독의 말에 자유로워졌다고. ‘예능인’이라는 이미지에 괜히 자신이 표현하는 캐릭터가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지 걱정해 적정선을 지키며 연기를 하는 것이 노력한 점 중에 하나였다.

“매주 ‘런닝맨’에서 절 보시다가 영화로 절 보면 괜히 어색하시진 않을까 걱정이 됐어요. 생각보다 예능에서 각인된 이미지가 연기를 할 때 미치는 영향이 있더라고요. 더군다나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장애인들인데 이 분들이 희화화 되진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럼에도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것은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진중하게 연기를 하지 못한다면 나중에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요. 지금이 아니면 더 움츠려들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죠.”

예능 이미지로 인해 배우 활동에 제약이 걸리진 않냐는 물음에 그는 “오히려 ‘런닝맨’을 하지 않았더라면 배우로 이런 기회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런닝맨’ 덕분에 작품 운도 함께 오는 것 같다”라며 “예능 이미지 때문에 영화에 몰입이 안 된다는 말들도 있지만 그 분들의 생각을 다 바꿀 순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극 중에서 이광수는 더없이 순수한 마음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감독님이 제 눈이 좋다고 하시면서 순수함을 표현해달라고 하셨다”라며 “그런데 시나리오 자체가 순수함을 표현하기에 좋았다. 나중에 다시 보육원으로 가서 바깥에 버려진 침대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며 울었을 때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었다. 저절로 순수한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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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신하균(세하 역)과의 연기 호흡이었다. 동구와 세하는 20년을 함께해 피를 나눈 형제와도 같은 사이다. 게다가 얼굴 외에는 움직일 수 없는 세하를 위해 동구는 휠체어를 밀어주고 글조차 배울 지능이 없는 동구를 위해 세하는 그의 ‘두뇌’역할을 한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서 웃음과 눈물이 함께 하기에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영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이었다. 오래전부터 신하균의 팬이었던 이광수는 “연기를 너무 잘하시지 않나. 현장에서 형을 만나면 내가 준비한 것보다 더한 것을 꺼내게 되더라”라며 “촬영을 하면서 하균 형과 점점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형은 이 말 들으면 안 좋아하시 수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세하 형 밖에 모르는 동구잖아요. 얼마나 세하 형을 좋아하고 생각하는지 전체적으로 묻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어요. 20년 동안 붙어서 지낸 사람들이니까 그런 친숙함이 잘 묻어나고 서로에게 하는 행동이 자연스러워 보였으면 했어요. 그래서 신하균 형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광수의 라면 먹방은 웃음 포인트 중 하나다. 형과 함께 먹으려고 끓이는 동구는 자신이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세하의 눈치를 본다. 그러다가 “라면이 아직 뜨거워”라며 자기 혼자 라면을 먹는다. 영화가 끝나면 저절로 라면을 찾게 되는 ‘먹방’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라면은 맛이 너무 없었다고. 그는 “라면을 끓이는 스태프가 물을 너무 많이 넣어서 싱거웠다”라며 “장면이 짧아서 다행히 많이 먹을 필요는 없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광수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단순히 세하와 동구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가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두 장애인들의 이야기지만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인 것 같아요. 가족이나 친구가 내 주변에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데 우린 너무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것 같아요. 이 영화가 우리 주변을 둘러보게 하는 친근하고 따뜻한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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