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블락비 박경 “음악엔 돈 안 아껴…다른 비용 줄여 곡에 투자”

입력 2019-05-27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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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블락비 박경 “음악엔 돈 안 아껴…다른 비용 줄여 곡에 투자”

블락비 박경은 여러모로 ‘천재’의 요소를 많이 가진 인물이다. 멘사 회원인 점이나 tvN 예능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에서 어려운 문제를 척척 풀어나가는 모습은 그가 진정한 천재는 아닐지라도 재능과 센스를 겸비한 인물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박경의 천재성이 발휘되는 부분은 역시 음악이다. 최근 신곡 ‘귀차니스트’를 들고 돌아온 그는 랩이라기엔 너무 나른하고 재즈풍의 멜로디를 곳곳에 실어 매우 풍요로운 곡을 탄생시켰다. 블락비의 멤버로서 보여주는 음악과 솔로 아티스트 박경으로서 보여주는 음악은 이처럼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를 보이며 리스너들에게 즐거운 이질감을 선사한다.

“최근 밴드 음악에 많이 빠져 있었어요. 그래서 색소폰 솔로를 통해 귀차니즘을 이기고 바람이나 쐬어 나가볼까라는 마음의 변화를 표현하고 싶었죠. 그리고 결국 나갔다 왔지만 역시 귀찮은 일이었어 라는 내용을 이어져요. 곡의 구성과 가사 자체에 기승전결을 주려고 했어요.”


실제로 박경의 신곡 ‘귀차니스트’는 한껏 힘을 뺀 그의 보컬에 어느 재즈 바에서도 흐를 법한 풍성한 음악이 어우러져 독특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박경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지만 그는 음악에 관해선 꽤 순수한 노력파 타입이다.

“음악에 실제 악기 소리가 들어가는 걸 훨씬 선호해요. 그래서 세션비가 두 배로 들어가는 한이 있어도 곡을 만들 때는 그만큼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음악을 만들 땐 돈을 아끼지 않았어요. 대신 다른 부분의 비용을 줄여요. 불필요한 것들을 줄여서 음악에 쏟아요.”

이처럼 박경은 음악적인 면은 물론 일상에서도 완급조절에 대한 노하우를 얻었다. 블락비의 곡 ‘예스터데이’가 일주일 만에 완성된 곡이라면 ‘귀차니스트’는 예정보다 조금 늦게 발표가 됐다. ‘일이 되지 않을 때는 하지 않는다’는 그만의 노하우가 생긴 덕이다.

“곡을 쓸 때 다른 분들은 영화나 소설에서 영감을 받으시지만 전 그것도 한 번 가공된 거라고 생각해서 별로 선호하지 않아요. 다만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고 그 때 떠오르는 감정을 나열하고 나중에 취합을 하죠. 그렇게 탄생한 곡이 ‘자격지심’이고 이번 ‘귀차니스트’도 어느 날 저의 귀차니즘이 극심했을 때 시작된 곡이고요.”

그렇다면 지금의 박경이 추구하는 음악은 무엇일까. 그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 만들며 성장한다. 이에 대해 물으니 박경은 “듣기에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회사에서 제 편의를 봐줬고 그 덕에 블락비 음악도 하고 제 음악도 했어요. 그동안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 왔지만 이제 장르나 악기에 구애받지 않고 딱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거기에 대해서만큼은 자신 있어요. 그리고 예전과 달리 성적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요.”


이렇게 블락비의 박경은 효율적인 노하우를 발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는 과거 블락비로서 사랑을 보내준 팬들 덕이자 솔로인 박경의 음악을 들어주는 또다른 팬들 덕이다.

“돌이켜보면 블락비로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죠. 가끔 혼자 활동하면서 블락비 영상을 보곤 하는데 그 때 정신없이 활동한 탓에 이렇게 많은 팬들이 와줬고 이렇게 뒤의 밴드들이 힘써줬는데 그걸 몰랐구나 싶더라고요. 역시 한발짝 뒤로 물러나니 새로 보이는 것들이 있죠. 비록 팀이 아닌 솔로일 때 팬들의 반응이나 규모가 달라진 건 맞지만 박경이라는 저 자체를 좋아해주는 것이 고마워요. 오히려 오래 맺어온 관계로 팬들과 함께 주고받는 호흡이라는 것이 완전체일 때와는 또 다르기도 하고요.”

사진=세븐시즌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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