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김준한 “‘봄밤’ 종영, 실제로 이별한 듯 아파”

입력 2019-07-18 0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인터뷰①] 김준한 “‘봄밤’ 종영, 실제로 이별한 듯 아파”

배우 김준한이 MBC 드라마 ‘봄밤’을 통해 현실에 있을 법한 ‘전’ 남자친구 연기를 실감나게 했다. 다소 찌질하지만, 설득력 있는 캐릭터로 안방극장에 즐거움을 선사한 것. ‘봄밤’에서 가장 주가 되는 커플 캐릭터는 한지민과 정해인이 연기했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김준한이 연기한 권기석 캐릭터가 없었다면 극적인 긴장감도 없었을 터.

김준한은 ‘봄밤’ 종영 이후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너무 즐겁게 촬영을 해서 작품을 보내기가 아쉬워요. 감독님하고 헤어진다는 게,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감독님과 작업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권기석이라는 캐릭터는 ‘봄밤’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였다. 또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로서 이런 부분에 대해 어려움을 느꼈을 수도 있을 터.

“기석이는 좀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몰아붙였어요. 놔줄 법도 한데, 끝까지 일부러 망가지려는 사람처럼 상대방도 망가트리고요. 그렇게 폭주기관차처럼 달린 것 같아요. 그 과정을 함께 하면서, 저도 그 감정을 같이 공유하고 호흡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게 힘들고 괴롭더라고요. (촬영)하면서 괴로웠는데, 그 괴로웠던 게 잘 안 털어내지는 것 같아요. 괴로운 걸 겪으면 잊히지 않는 것처럼, 종영소감 때도 그랬는데 실제로 이별한 것처럼 아팠어요. 후유증이 남아서 다 나으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봄밤’을 처음 만났을 때는 어땠을까. 김준한은 처음 ‘봄밤’ 출연을 제안 받을 때를 회상하며 “일단 안판석 감독님과 작업할 수 있다는 설렘이 가장 컸다. 첫 촬영 들어가면서도 왜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몸소 체험했고, 과정 하나하나가 다 소중했고 뜻깊은 공부가 된 것 같다. 작가님의 글자체도 너무 흥미로웠다. 인물들이 이것까지도 이야기하나 싶을 정도로 솔직했기 때문.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 게 인간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는 연기 해보고 싶은 그런 작품이었다. 그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안판석 감독은 김준한의 어떤 모습을 보고 권기석이라는 캐릭터에 분하게 만들었을까.

“그걸 모르겠어요. 그 부분은 안 여쭤봤어요. 어찌됐든 감독님이 애정을 갖고 저를 바라봐주셨고, 제가 하는 연기나 의견들을 존중해주시고 해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일단 제 연기를 보여드리고, 좋으면 오케이해주셨죠. 자연스럽게 제 아이디어도 반영됐어요”

그렇게 김준한이 만들어나간 권기석이라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은 얄밉거나 한심하게 바라봤을지라도 그는 캐릭터에게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권기석이) 불쌍하기도 하고, 지질하기도 하고요. 마음이 쓰이면서 한심스럽기도 하고요. 여러 생각이 들었죠. 보시는 분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저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아플 수밖에 없었죠. 기석이가 아픔을 주기도 했지만 자기도 아팠을 거예요. 기석이가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러면 아마 극 전개가 안 됐을 거예요.”


김준한은 실제로 기석이 같은 경험을 해봤을까. 그렇다면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지 궁금했다. 김준한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연애담을 꺼내놓았다.

“있었어요.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운 적이 있었죠. 그 당시엔 정말 슬프고 화도 났어요. 근데 주변에서도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요. ‘봄밤’ 대사 중에 서로에게 실패한 거라고 하는데, 단순히 가해자로서 몰아붙이지는 않아요. 자기도 미안하다고 하죠. 왜 실패하게 되는지에 대해 알고서 간다면, 그래도 조금은 실패할 확률이 적어지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라면 기석이 처럼 하지 않을 것 같아요. 마음이 떠났는데 어쩌겠어요. 괴롭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조금은 (잡으려는) 시도를 하겠지만, 이렇게까지는 안 할 것 같아요. 제가 괴로워서요. 또 억지로 상대방을 괴롭히고 싶지도 않고요. 그러면 좋았던 기억까지도 망가질 것 같아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