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심재민·심우준이 꿈꾸는 ‘KT 창단 첫 메달리스트’

입력 2018-04-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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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심재민-심우준(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BO는 오는 8월 열리는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109명을 지난 9일 발표했다. KT 소속은 9명. ‘특급 신인’ 강백호를 비롯해 팀 내 투타 주축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2013년 창단한 KT는 아직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조무근(현 롯데)이 대표팀에 선발 돼 우승을 함께했다. 앞선, 2014인천 아시안게임은 당시 동의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KT 1차 지명 홍성무가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KT 소속으로 창단 첫 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가장 간절한 이는 고영표(27)다. 그는 지난 비시즌부터 대표팀 희망 의사를 드러냈다. “앞으로도 그라운드에서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 대표팀에서 병역 혜택을 받는다면 그 시간이 2년 늘어난다. 나와 KT 팬들 모두에게 행운이다”는 게 고영표의 다짐이다. 고영표는 “병역 혜택은 선발투수의 승리와 비슷하다. 그걸 위해서 야구하는 게 아니다. 나는 그저 내 야구를 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함께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이해창도 “내가 못 가도 좋으니 (고)영표가 꼭 발탁됐으면 좋겠다”고 지원 사격했다.

kt 고영표. 스포츠동아DB


고영표는 올 시즌 첫 두 경기에서 1패, 방어율 8.38로 고전했다. 부담감 때문이었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집중을 못했다. 나도 모르게 대표팀을 의식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KT가 올해부터 멘탈 코치로 영입한 한덕현 박사가 그에게 해답을 제시했다. 한 박사는 “미래나 과거는 신경 쓰지 말라. 원하는 보직에서 원하는 야구하고 있는데 왜 즐기지 않는가”라며 “부담과 책임감을 떨쳐야 한다”고 상담했다. 고영표는 이 상담을 들은 직후인 8일 수원 한화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부담을 버렸기에 향후 활약도 예상된다.

한국 야구국가대표팀이 오는 16일부터 4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대회를 앞두고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히어로즈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야구대표 심재민.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좌완 계투 심재민도 있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발탁된 바 있다. 연습경기에서 선동열 대표팀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선발카드로도 쓸 만하다”고 평가받았다. 심재민은 일본과의 결승전에 등판해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동열 감독은 “비슷한 실력이면 APBC 대표팀 멤버에게 우선권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포인트부터 2이닝 이상 소화까지 가능한 심재민으로서는 경쟁력이 확실하다.

그는 “태극마크 욕심이 난다. 중요한 상황이나 강타자들을 상대할 때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 타자를 이겨야 눈도장을 확실히 받는다”는 게 심재민의 생각이다. 시즌 초반 고전했지만 지난 11일 마산 NC전서 2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는 “3~4일 쉬면 오히려 불안하다. 경기에 나설수록 감이 자연스럽게 올라온다”며 향후 활약을 다짐했다.

kt 심우준. 사진제공|kt wiz


독특한 콘셉으로 도전장을 내건 이도 있다. 유격수 심우준이 주인공이다. 심우준은 지난 11일 마산 NC전에서 왕웨이중 상대로만 3안타를 뽑아내는 등 4안타 1득점 활약했다. 대만 대표팀 유력한 선발투수 후보로 꼽히는 왕웨이중은 KBO리그 연착륙 중이라 한국전 선발로도 평가받는다. 이런 왕웨이중 상대로 홈런포를 때려냈다는 점은 단기전인 아시안게임에서 분명한 강점이다. KT 김진욱 감독은 “경기 전부터 (심)우준이가 왕웨이중 상대로 잘 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왕웨이중에는 심우준이다”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심우준은 “몸쪽 승부하는 좌투수 상대로 강하다.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뽑아내며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다. 예비 엔트리 발탁에 대해서는 “마산 이동하던 버스에서 선배들에게 얘기를 들었다. 믿기지 않았다. 숙소에서 진짜인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대표팀 발탁을 위해 뛰는 건 아니지만, 꾸준한 모습 보이면 언젠가 기회가 있지 않을까”며 미소 지었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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