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첫 승 달성’ 박세진은 더뎌도 꾸준히 성장 중

입력 2018-04-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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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세진. 사진제공|kt wiz

2016년 KT 1차 지명 입단한 박세진(21)은 첫 두 시즌에는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11경기(6경기 선발)에 나서 32.1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4패, 방어율 6.68만을 기록했다.

박세진은 겨우내 체중 감량으로 밸런스 찾기에 나섰다. 마무리캠프 때부터 몸 회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본인 스스로 불안감을 떨쳤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다. 그 결과는 2018시즌 개막과 함께 나타났다. 박세진은 지난 5일 고척 넥센전에서 5.1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하지만 불펜 방화로 승을 날렸다.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박세진은 12일 마산 NC전에서 5.2이닝 2실점 깔끔투로 데뷔 첫 승리투수의 영광을 맛봤다. 7번의 선발등판에서 남겼던 아쉬움을 8번 반에 지웠다.

박세진의 첫 승 달성 이튿날인 13일 잠실 LG전에 앞서 만난 KT 김진욱 감독은 박세진 얘기에 함박웃음부터 지었다. 김 감독은 “(박)세진이는 이제 완연한 선발투수다”라고 운을 뗐다. 김진욱 감독에 따르면, 젊은 투수들은 한 경기 호투 후 부진하는 경우가 잦다.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부담감 탓이라고. 김진욱 감독은 “못 던지면 2군에 다시 내려간다는 생각이 호투 직후의 젊은 투수들을 짓누른다. 하지만 세진이는 12일 경기 전부터 자신감이 확실히 보였다. 그리고 결과도 좋지 않나. 이제 한두 경기 부진하다고 해서 로테이션에서 제외하거나, 2군에 내리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유달리 박세진을 귀여워하는 KT 정명원 투수코치 역시 함박웃음이었다. 정 코치는 “초반에는 제구 기복이 있었지만 갈수록 좋아졌다. 특히 커브나 체인지업을 좌우로 잘 꽂아넣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20경기 이상 선발로 나간 투수다. 좋은 모습을 보인 데에는 이런 경험이 한몫했다. 본인이 준비를 잘한 게 티가 났다”며 박세진을 치켜세웠다.

kt 박세진. 스포츠동아DB


박세진은 “여덟 번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는 사실은 몰랐다. 더 일찍 승리투수가 됐어야 했다. 팬들께 죄송할 뿐이다”고 입을 열었다. 넥센과 NC. 강한 타격을 자랑하는 팀들을 연이어 격파했다. 박세진은 “NC에는 폭발력 있는 선배들이 많다. 하지만 포수 (이)해창이 형의 리드만 믿고 그대로 던졌다. 야수 선배님들도 점수를 많이 뽑아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박세진은 박세웅(롯데)의 친동생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세웅은 지난해 28경기에서 12승6패, 방어율 3.68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는 팔꿈치 염증 탓에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박세진의 연이은 호투에도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고. 박세진은 “형으로서도 예민할 상황이다. 연락 안 해줘도 되니, 천천히 몸 만들어서 함께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 보였으면 좋겠다”는 의젓한 모습까지 보였다.

김 감독의 선발 고정 방침을 전해들은 그는 “내 목표도 로테이션 거르지 않는 것이다. 꾸준히 선발투수로 좋은 성적 내고 싶다. 매 경기 조금씩이라도 이닝을 늘리는 게 목표다. 팀에 보탬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다짐도 전했다.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 중인 박세진의 등장은 KT가 바라던 시나리오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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