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반열’ 장하나, ‘가족과 명예’ 모두 품다

입력 2018-04-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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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가 29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에서 막을 내린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에서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통산 10승을 거머쥔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장하나는 올 시즌 6개 대회 만에 2승째를 챙겼다. 사진제공|KLPGA

“40주년 주인공 되려고 지난해 준우승했나 봐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선수권대회의 40년 역사를 화려하게 빛낸 주인공은 장하나(26·BC카드)였다. 장하나는 29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297야드)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하고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통산 10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국내 복귀 이후 올 시즌 6개 대회 만에 2승을 챙기면서 5년만의 대상 탈환에도 박차를 가했다.


● 가족과 우승 모두 되찾은 늦둥이 외동딸

데뷔 8년 만에 이룬 대업이다. 2011년 프로에 데뷔한 장하나는 이듬해 굴지의 메이저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맛봤다. 2012년 10월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이른바 ‘장하나 전성시대’의 개막이었다.

이후 거침없는 우승 트로피 수집이 계속됐다. 이듬해 무려 4승을 추가하며 KLPGA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질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로 발걸음을 옮긴 장하나는 그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KLPGA 투어 2승을 추가했다. 그리고 2016년 LPGA 투어에서 3승을 휩쓸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절정의 감각을 뽐내던 장하나는 그러나 지난해 국내무대 복귀를 전격 선언했다. 이유는 가족이었다. 아버지가 장하나의 미국 생활을 돌봤는데, 몸이 편치 못했던 어머니가 한국에 홀로 남겨진 시간이 많아지면서 건강에 더 큰 이상이 생기게 됐다. 늦둥이 외동딸인 장하나로선 인생의 1순위가 LPGA에서 가족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고, 심사숙고 끝에 KLPGA 투어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장하나. 사진제공|KLPGA


● 5년 만의 대상 향해 달려가는 장하나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 장하나는 지난해 연착륙을 끝낸 뒤 올해부터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에서 복귀 첫 우승을 맛봤고,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에서 다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 정상 문턱에서 좌절한 대회라 더욱 남다른 우승이었다. 장하나는 “지난해 최종라운드에서 4타 차이 선두로 출발했는데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아마 KLPGA 챔피언십 40주년 주인공이 되려고 그랬던 모양이다. 세리머니였던 ‘먼지 털기 춤’도 지난해 아쉬움을 털어버리자는 의미였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장하나는 강춘자와 강연순, 김순미, 박소현 등 역대 우승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메이저 왕관을 품었다.

한편 이날 우승으로 장하나는 올 시즌 유일한 다승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대상 포인트와 상금 부문에서도 각각 152점과 3억9282만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5년만의 대상 탈환을 노리는 장하나는 “2013년과 비교해보면 철이 조금 든 느낌이다. 그때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쳤던 반면, 지금은 지킬 땐 지키고 돌아갈 땐 돌아간다”면서 “올 시즌은 5승이 목표다. 타이틀 욕심 역시 없지는 않다. 전 관왕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주|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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