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들의 경쟁으로 뜨거웠던 LPGA 메디힐 챔피언십

입력 2018-04-30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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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선수 대신 교포들 우승 경쟁
리디아 고, 연장 끝에 통산 15승
호주교포 이민지 2위 차지해
태극낭자들, 5년 만에 톱10 전멸

한국선수들의 집안싸움으로 치열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이번엔 교포들의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주인공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1·PXG)와 호주 교포 이민지(22·하나금융그룹)였다. 남다른 인연을 지닌 둘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레이크머시드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메디힐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한화 약 16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연장 접전을 벌인 가운데 리디아 고가 통산 15번째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메디힐은 한국 기업인 엘앤피코스메틱㈜이 론칭해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다.

리디아 고와 이민지는 주니어 시절 모두가 주목한 천재소녀였다. 한 살 터울의 둘은 경쟁과 성장을 함께하며 차세대 스타플레이어로서 입지를 다졌다. 인연 역시 남다르다. 리디아 고가 2013년 10월 프로 전향 전까지 130주 동안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를 달렸는데, 이후 이민지가 바통을 이어받아 28주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켰다. 프로 무대에선 둘의 희비가 갈렸다. 입문이 한 발 빨랐던 리디아 고가 LPGA 투어에서 14승을 올리는 동안 이민지는 3승에 그쳤다.

아마추어로 시작해 프로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마주했던 둘은 이날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다시 자웅을 겨뤘다. 서로 속한 조는 달랐지만 결국 마지막 승부는 둘의 몫이었다.

11언더파 단독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리디아 고와 3타 뒤져있던 이민지는 버디와 보기를 교차한 끝에 나란히 12언더파 276타로 최종라운드를 마쳤다. 이어 펼쳐진 첫 번째 연장승부에서 리디아 고가 회심의 이글을 낚으면서 버디에 그친 이민지를 제쳤다.

2년 만에 LPGA 투어 정상을 되찾은 리디아 고는 “지난 14차례 우승 동안 한 번도 운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수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전반에 부진했지만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며 울먹였다.

한편 2018시즌 개막전 이후 줄곧 상위권을 점령한 한국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침묵했다. 태극낭자들이 ‘톱10’에 한 명도 포진하지 못한 것은 2013년 9월 세이프웨이 클래식 이후 5년만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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