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끈질긴 연습으로 2년차 징크스 날렸다

입력 2018-05-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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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이 ‘2년차 징크스’를 깨고 활짝 웃었다.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텍사스 클래식에서 11언더파 131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첫 우승이자 9개월만의 정상 탈환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에선 2년차 신예들을 짓누르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다.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낸 신인들 중 적잖은 선수들이 바로 다음 해심각한 부진을 겪는 경우가 많아서 등장한 말이다. 멋모르고 덤볐던 첫 해와는 달리 2년차 시즌에는 더 큰 부담감이 밀려온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용어이기도 하다.

소포머어 징크스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들썩이게 했던 박성현(25·KEB하나은행)에게도 적용되는 듯 보였다. 일찌감치 국내 무대를 접수하고 미국으로 떠났던 박성현은 데뷔하자마자 2승을 거두고 신인상과 최다상금상 그리고 올해의 선수상을 모두 휩쓸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골프계가 깜짝 놀란 대형신인의 등장이었다.

그러나 야심 차게 시작한 올 시즌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어느 순간 리더보드 상단에는 박성현의 이름 석 자가 사라져있었다.

박성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자신의 첫 대회였던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22위에 머물렀던 박성현은 이후 HSBC 월드 챔피언십(24위)과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 컵(49위)에서 연달아 우승권에 들지 못했다. 이어 기아 클래식에서는 LPGA 데뷔 후 처음으로 컷 탈락하며 쓴맛을 봤다. 박성현은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9위에 올라 반등을 하는 듯 보였지만, 이후 롯데 챔피언십(61위)과 휴젤-JTBC LA 오픈(컷 탈락)에서 또다시 주저앉았다.

박성현으로선 5월 첫 무대인 텍사스 클래식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결국 그 목표를 이뤄냈다. 박성현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647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2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5개를 엮는 괴력을 앞세워 5타를 줄이고 합계 11언더파 131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8월 캐내다 퍼시픽 오픈 이후 9개월만의 우승으로 2년차 징크스를 말끔히 씻어냈다.


악천후로 두 라운드가 취소된 가운데 박성현은 이틀간 36홀에서 이글 하나를 비롯해 버디를 12개나 잡아내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2라운드에선 4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은 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장거리 칩 인 버디를 성공시켜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성현은 “최근 숏게임 플레이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주에는 일주일 내내 숏게임 연습만 했다”면서 “올 시즌 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희망을 잃지는 않았다. 그 부분이 이번 우승에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올해 3승을 목표로 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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