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우승 대박…뜨거운 눈물 흘린 이태희

입력 2018-05-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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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사진제공|제네시스

한국골프 최다상금이 놓인 대회 명성에 걸맞은 짜릿한 명승부였다. 우승상금 3억원을 비롯해 각종 특급 부상이 걸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이태희(34·OK저축은행)가 역전우승을 거두고 포효했다.


이태희는 27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742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하며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5년 넵스 헤리티지 이후 3년 만에 거둔 생애 두 번째 우승을 통쾌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 역전과 재역전 펼쳐진 최종라운드


사실 최종라운드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우승에 가장 가까운 쪽은 이정환(27·PXG)이었다. 3라운드까지 7언더파로 2위 그룹과 3타 차이 단독선두를 달리는 이정환으로선 이날 기존 격차만을 잘 유지해도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그러나 정상을 눈앞에 두고 이정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봉섭~전가람과 함께 챔피언 조를 형성한 이정환은 1타를 잃은 채 전반을 마쳤다. 그 사이 4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앞선 조의 이태희가 9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격차를 좁혀나갔다.


둘의 운명은 후반 들어서면서 급격히 요동쳤다. 13번 홀에서 이태희가 1타를 줄인 반면, 이정환이 보기를 범하면서 둘은 5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기회를 잡은 이태희는 14번 홀에서 1타를 줄여 단독선두로 점프했지만 15번 홀에서 이태희와 이정환이 각각 보기와 버디를 기록해 다시 역전이 됐다. 그러나 단독선두 이정환이 16번 홀에서 보기로 주춤하는 사이 이태희가 17~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고 역전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이태희. 사진제공|제네시스


● 3년 만에 대박 터뜨린 이태희


이날의 우승처럼 이태희가 처음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2006년 코리안 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한 이태희는 이듬해 상금순위 99위로 내려앉아 시드를 상실했다. 이후에도 매년 1억원이 채 되지 않는 상금을 손에 넣는 정도에 그쳤다.


2013년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로 잠시 외도를 하기도 했던 이태희는 2015년 다시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넵스 헤리티지에서 10년만의 우승 감격을 맛봤다. 동시에 총 5개 대회에서 톱10에 진입하며 최고의 영예인 KPGA 대상을 품었다.


3년 만에 트로피를 추가한 이태희는 벅찬 선물도 안았다. 개인통산 한 시즌 최다 상금을 훌쩍 뛰어넘는 우승상금 3억원을 단번에 품었고, 여기에 6000만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제네시스 G70)를 챙겼다. 또한 올해 10월과 내년 2월 열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나인브릿지와 제네시스 오픈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 PGA 무대 즐기고 오겠다는 도전자


동료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은 이태희는 “우승은 생각조차 못했다. 아직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정말 얼떨떨하다”며 감격을 표했다. 이어 1년 전 기억을 꺼내들면서 뜨거운 눈물을 왈칵 쏟았다. 지난해 5월 2차 카이도 시리즈에서 연장승부 끝에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아픔이 머릿속을 스친 듯했다.


“당시 대회가 끝난 뒤 집에 돌아와 아내와 펑펑 울었다. 그런데 쑥스럽지만 공교롭게도 그때 첫 아이가 생겼다”면서 멋쩍게 웃던 이태희는 “2016년 롱퍼터 규제로 클럽을 바꾸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나 내가 속상해할 때마다 아내와 가족들이 큰 힘이 됐다. 이번 우승은 가족들 덕분이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이태희는 끝으로 “PGA 투어는 잘 즐기고 오겠다.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상상만으로도 신이 난다”면서 “난 잃을 게 없는 선수다. 마음껏 플레이하고 돌아오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인천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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