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과 태극낭자, 키워드로 돌아본 20년

입력 2018-05-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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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US오픈 우승 당시 박세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한국골프는 거대한 물줄기가 바뀌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1998년 7월 7일. 당시 21살의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에 우뚝 서는 초대형 사건을 일으켰다. 그 대회가 바로 US오픈이었다.


LPGA 투어를 대표하는 메이저대회 US오픈은 이후 한국골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게 된다. 여러 태극낭자들이 US오픈을 발판삼아 세계무대 정상 자리에 올랐고, 동시에 한국은 골프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어느덧 20년 세월이 흐른 US오픈과 태극낭자의 인연을 주요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박세리


1998년 박세리의 US오픈 제패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신드롬이었다. 동양인 최초, 역대 최연소 우승이라는 진기록도 중요했지만, 대중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던 한국골프가 국민들 곁으로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박세리 신드롬은 한국여자골프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자양분이기도 했다. 당시 ‘맨발의 투혼’을 지켜본 10대 소녀들은 이후 ‘박세리 키즈’로 성장해 선배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1998년생 동갑내기인 박인비와 신지애, 유소연, 최나연, 김인경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20년 전 IMF 사태로 실의에 빠져있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겼던 박세리는 이제 대선배의 자격으로 이번 US오픈에 함께한다. “벌써 20년이 흘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은퇴를 하고 다시 US오픈을 찾으니 신인시절 느꼈던 설렘이 든다”는 박세리는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한국시간) 대회장인 미국 알라바마주 숄크릭 컨트리클럽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했다.


#546만2500달러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59억원에 이르는 546만2500달러는 그간 한국선수들이 US오픈 정상을 밟고 획득한 우승상금 총액이다. 20년 차이를 두고 합산한 금액이라 단순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거액의 상금인 점만큼은 틀림이 없다.


박세리(26만7500달러)를 포함해 무려 8명의 태극낭자들이 차지한 총 9차례 우승이 이러한 규모를 형성했다. 2005년 김주연(56만달러)이 정상에 올라 잠시 끊겼던 명맥을 이은 뒤 2008년 박인비와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3년 다시 박인비가 US오픈 트로피를 품었다. 이들의 우승상금은 모두 58만5000달러였다.


총상금이 대폭 오른 2015년 이후에도 한국선수들의 강세는 계속됐다. 주인공은 2015년 전인지(81만달러)와 2017년 박성현(90만달러)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US오픈 우승을 교두보 삼아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뤄냈다.

박인비. 사진제공=게티이미지코리아


#25


통산 10번째 우승을 노리는 이번 대회에는 총 25명의 한국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민다. 눈길을 끄는 그룹은 US오픈 역대 우승자들이다. 6주째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박인비는 개인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디펜딩 챔피언인 박성현을 비롯해 지은희. 유소연, 전인지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태극낭자들의 대회 2연패를 막으려는 각국 경쟁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세계랭킹 2~3위인 펑 샨샨(중국)과 렉시 톰슨(미국) 그리고 5위와 9위에 올라있는 ‘태국 자매’ 아리야 주타누간과 모리야 주타누간이 가세한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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