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신데렐라’ 이정은6, 값진 유리구두 되찾다

입력 2018-09-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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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오른쪽)이 2일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에서 올 시즌 첫 챔피언에 올랐다. 유난히 힘든 시즌을 보내다 마침내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사진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정은. 사진제공|KLPGA

돌아온 ‘신데렐라’가 애타게 기다리던 ‘유리구두’를 되찾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정은6(22·대방건설)이 오랜 기다림 끝에 올 시즌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2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75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우승상금 3억5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하고 경쟁자들을 모두 제쳤다. 통산 5승째를 메이저 유리구두로 장식한 신데렐라는 그간의 마음고생이 떠오르는 듯 참아왔던 눈물을 펑펑 쏟았다.


● 부담감 이겨내고 통산 5승 달성

데뷔 시즌이었던 2016년 신인왕에 올랐던 이정은은 이듬해인 2017년을 자신의 해로 장식했다. 홀로 4승을 휩쓸며 대상과 최다상금상, 다승상, 최저타수상 인기상, 위너스클럽을 모두 차지하면서 6관왕이 됐다. 모두가 주목하는 신데렐라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큰 부담감을 짊어진 탓이었을까. 이정은은 올해 이전 12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준우승만 세 차례. 그마저도 대회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 들지 못한 채 임한 무관심 속 우승 경쟁이었다. 지난해 돌풍과 비교하면 무언가 부족함이 많던 레이스. 당사자는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지만 마음 속 깊은 걱정까지 지우지는 못했다.

이처럼 남모를 마음고생을 했던 이정은은 어렵게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종라운드에 앞서 자신보다 한 발 앞서있던 이소영(21·롯데)을 제친 뒤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전반 버디 2개를 낚고, 후반에도 1타를 추가로 줄이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2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화 클래식 2018‘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6 프로가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자신과의 약속이 된 콜라와 라면 끊기

지난해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1년 만에 우승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은은 “전반 플레이가 안정적으로 흐르면서 우승에 다가서게 됐다. 다만 후반 티샷 실수 때문에 몇 차례 위기가 왔었는데 이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쳤다”며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너무나 많은 상을 받아서 부담감이 조금 생겼다. 그러면서 내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담감을 줄이면서 내 기량을 조금씩 되찾게 됐다. 여러모로 내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대회였다”며 활짝 웃었다.

어려운 코스 세팅과 상황을 모두 이겨낸 뒤 긴장이 풀려 눈물이 나왔다는 이정은은 자신과의 약속도 공개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한 라운드에서 노보기 플레이를 하면 콜라 한 캔을 먹기로 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는데 이날 인터뷰에선 “평소 좋아하는 라면을 두 달 가까이 먹지 않았다. 우승을 하면 라면을 먹겠다고 다짐했다. 오늘은 라면을 맛있게 먹도록 하겠다”고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번 한화 클래식을 통해 최혜진(19·롯데)과 오지현(22·KB금융그룹)의 양강 구도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대상 포인트와 상금 부문 1위 최혜진이 왼쪽 발목 통증을 이유로 3라운드 직후 기권을 선언하면서 추가 포인트와 상금을 쌓지 못한 반면, 오지현은 공동 3위에 올라 상금 1위(7억5135만원)를 탈환했다. 대상 포인트에서도 419점을 기록해 최혜진에 3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춘천|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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