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우승’ 박결 “기대주 꼬리표도 안녕”

입력 2018-10-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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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유망주가 마침내 불운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생애 첫 우승을 이뤄냈다. 박결이 28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차 박결(22·삼일제약)에게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있었다. 만년 기대주 혹은 유망주라는 비꼬임이었다.

이러한 꼬리표가 박결을 따라다닌 이유는 하나였다. 프로 데뷔를 앞두고 커진 기대감 때문이었다. 박결은 동일전자정보고 3학년이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골프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신성(新星)으로 떠올랐다. 타고난 실력과 예쁘장한 외모까지 갖춘 덕분에 장차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예비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기본 실력을 앞세워 매번 우승을 노렸지만 높디높은 정상은 박결의 등극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간 기록한 준우승만 6차례(2015년 2회, 2016년 1회, 2017년 1회, 2018년 2회). 지독한 불운에 기대주라는 꼬리표 역시 쉽게 떼지 못했다.

이처럼 프로 데뷔 후 날개를 펴지 못한 박결이 마침내 활짝 웃었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6643야드)에서 열린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선두와 8타 차이를 극복해냈다.

최종라운드 출발 시점까지 박결은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3라운드까지 이븐파 216타에 그치며 8언더파 208타 단독선두 최혜용(28·메디힐)과 5언더파 211타 단독 2위 김민선5(23·문영그룹)에게 크게 뒤졌다.

그런데 믿기 힘든 반전이 박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최혜용이 전반에만 5타를 잃으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김민선마저 잇따른 퍼트 실수를 범하며 주춤거렸다. 반면 박결은 처음부터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며 격차를 줄여나갔다. 전반 버디 3개와 후반 버디 3개를 잡으면서 김민선과 6언더파 공동 선두를 이룬 채 먼저 경기를 끝냈다. 이후 김민선이 17번 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면서 박결의 우승이 확정됐다.

펑펑 눈물을 흘린 박결은 “그간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울었다. 프로로 데뷔 할 때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부담감이 컸는데 오늘 우승으로 그런 짐을 내려놓게 됐다. 사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올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로 이런 날이 왔다.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 대회를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꼽겠다”며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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