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10년차’ 이정민

입력 2019-04-04 16:1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정민. 사진제공|KLPGA

“모든 것이 좋았던 과거만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이정민(27·한화큐셀)은 한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정상의 위치만을 지키던 이름이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0년 첫 승을 거둔 뒤 2012년 1승을 추가했고, 2014년과 2015년 2승과 3승을 거두면서 전성기를 달렸다.

그러나 2016년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의 마지막 우승 이후 이정민은 점차 리더보드 상단에서 멀어져갔다. 2017년에는 톱10 진입 1회에 그치며 상금 순위가 81위(6610만원)까지 밀려났고, 지난해 역시 무승으로 침묵하며 동료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먼발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예상치 못한 아픔을 맛본 이정민은 프로 데뷔 10년차를 맞는 올해, 부담감을 내려놓고 마음을 한층 가볍게 먹기로 생각을 바꿨다. 시작은 화려했던 전성기 기억을 지우는 일이다.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6억 원·우승상금 1억2000만 원) 1라운드가 열린 4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컨트리클럽에서 만난 이정민은 “이제 과거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한창 우승을 하던 2014년과 2015년의 이정민과 지금의 이정민은 몸도 마음도 환경도 다르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고 5언더파 선두권으로 경기를 마친 이정민은 “전체적으로 모든 샷이 좋았던 하루였다. 중간 실수도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스코어를 냈다”고 흡족해했다. 이어 “퍼트가 뒤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최근 매일 2~3시간 혹은 그 이상 퍼트 연습을 했다”고 버디 비결을 밝혔다.

이제 스코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했다는 이정민은 미국에서 2달간 동계훈련을 소화하며 재기를 꿈꿨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재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이정민은 “수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우선 몸부터가 다르다. 그래서 전성기 시절 기억을 지우고 지금의 나에게 맞는 폼을 찾기로 했다”면서 “예전만큼 나지 않는 거리를 생각하다보면 내가 너무 힘이 들더라. 그래서 이렇게 생각을 바꾸게 됐다. 앞으로도 조금 더 여유를 가지면서 내 리듬을 찾아가며 플레이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귀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