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에게 우승을 확정해준 16번 홀의 버디

입력 2019-04-08 1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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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루 전 17번 홀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했던 이미향(26·볼빅)이 2타를 줄이며 7언더파로 따라붙었다. 10언더파의 고진영(24·하이트진로)은 파4, 13번 홀에서 티샷이 짧아 투온에 실패하며 보기를 기록했다. 파4, 15번 홀에서도 156야드를 남겨놓고 친 2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며 또 한 타를 잃었다. 여유는 한 타차로 좁혀졌다.

우승이 눈앞에 들어오자 긴장한 기색이 보였다. 앞 조의 이미향은 계속 페어웨이와 그린을 지켰다. 버디 퍼트는 들어가지 않아도 홀 근처에서 놀았다. 부담이 없는듯 경기를 즐기는 듯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숨어 있었다.

가장 까다롭다는 418야드 파4 16번 홀. 양쪽으로 키 큰 나무들이 압박하는 가운데 고진영의 드라이버 티샷이 페어웨이를 갈랐다. 홀과 남은 거리는 132야드. 9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2번째 샷은 홀과 2.5m 거리의 내리막 위치에 떨어졌다. 고진영은 부담스러운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시켰다.

그 퍼트가 들어가는 순간 고진영의 얼굴에서 사라졌던 미소가 돌아왔다. 그에게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안겨 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이미향이 파3 17번 홀에서 온 그린에 실패하자 2타차는 더욱 커보였다. 우승까지 남은 것은 파5 18번홀. 마지막 기회에서 이미향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렸다. 카트도로 부근에 떨어져 투 온이 불가능했다. 결국 파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티샷 이후 남은 244야드의 거리에서 안전운행을 선택했다. 86야드가 남았던 3번째 샷은 홀 컵 3m 거리에 떨어졌고 경기는 끝났다.

포피의 연못은 1994년부터 이 대회의 사무국장을 맡아 헌신했던 테리 윌콕스의 별명에서 유래했다. 윌콕스의 손자들은 할아버지를 포피라고 불렀고 이 것이 ANA 인스퍼레이션을 상징하는 호수의 이름이 됐다. 고진영은 1994년 박지은과 함께 물에 뛰어들었던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 미국에서 함께 생활하는 매니저 최수진 씨와 함께 우승자의 자격으로 용감하게 점프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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