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마스터스의 운명을 바꾼 3개 홀

입력 2019-04-15 16:1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타이거 우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스터스의 우승자를 사전에 결정하는 ‘골프의 신’이 있다면 제83회 마스터스에는 3개의 플롯을 미리 깔아놓은 모양이다. 그 운명의 3개 홀에서 결국 누군가는 포효하고 누군가는 역전패의 쓰라림을 가슴에 담았다.

첫 번째 플롯은 450야드 파4 7번 홀이었다. 선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13언더파, 타이거 우즈는 10언더파로 3타차였다. 몰리나리의 티샷이 왼쪽으로 갔다. 그린이 보지지 않는 러프지역. 날카로운 퍼트와 쇼트게임 덕분에 꾸역꾸역 파 행진을 이어오던 몰리나리에게 다시 찾아온 위기였다. 152야드를 남겨둔 상황에서의 두 번째 샷이 벙커 앞에 떨어졌다. 투온 실패. 49개 홀을 소화하는 동안 보기가 하나도 없었던 몰리나리의 3온 이후 내리막 파 퍼트가 홀을 벗어났다. 이전까지 평균 퍼트 1.17개로 버텨왔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우즈는 146야드를 남겨두고 두 번째 샷이 탭인 버디 거리에 떨어졌다. 3라운드와 같은 위치에 떨어트린 티샷과 아이언샷, 그린에서의 멋진 백스핀으로 우즈는 몰리나리와 타수를 1타로 줄였다. 처음으로 틈이 생겼다.

두 번째 플롯은 158야드 파3 12번 홀이었다. 아멘 코너의 두 번째 홀. 우즈는 11언더파, 몰리나리는 13언더파였다. 7번 홀의 충격을 딛고 몰리나리는 여전히 선두였다. 평균타수 3.3타로 가장 어렵게 플레이됐던 홀에서 몰리나리는 8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컨트롤 샷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공은 그린 아래의 러프를 맞고 물로 들어갔다. 2~3라운드 버디를 했던 그의 샷 미스에 패트론은 비명을 질렀다. 몰리나리의 얼굴에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를 지켜봤던 우즈는 9번 아이언샷으로 안전하게 그린 위로 올렸다. 또 다른 경쟁자 토니 피나우의 샷도 물속으로 향했다. 몰리나리는 벌타 이후 2.5m 짜리 보기 퍼트가 또 홀 컵을 외면했다. 더블보기. 피나우도 마찬가지였다.

우즈가 1.5m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그렇게 높아보였던 2타 차의 벽이 사라졌다. 11언더파의 우즈가 공동선두에 오르자 경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지막 플롯은 530야드 파5 15번 홀에 있었다. 우즈와 몰리나리, 잰더 셔플레,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등 5명이 12언더파, 11언더파로 혼전을 벌이던 때였다. 우즈의 티샷은 페어웨이를 지켰다. 227야드를 남겨두고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떨어지면서 투온에 성공했다. 반면 몰리나리의 티샷은 왼쪽으로 휘었다. 러프 지역의 나무 밑. 끊어서 간 두 번째 샷마저 실수했다. 떨어진 위치가 나빴다. 그린까지 79야드 남은 지점에서 세 번째 샷이 나뭇가지를 맞고 물로 향했다. 간신히 버텨왔던 몰리나리는 결국 두 번째 더블보기를 하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반면 우즈는 쉬운 버디를 추가하며 단독선두로 나섰다.

우즈는 파3 16번 홀에서 또 버디를 추가하며 2타차로 앞서간 끝에 우승을 확정했다. 호랑이는 한 번 급소를 물면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말이 맞았다. 붉은 옷을 입은 우즈가 그랬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